"포항을 떠나면 안 될 것 같다".
'수퍼 루키' 고무열(21, 포항)은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소속팀 포항 스틸러스의 위용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깨달음의 계기는 지난 3일 가평 에덴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과 포항의 연습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운 이날 올림픽대표팀은 모따와 신진호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포항에 0-2로 패했다.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경기력 및 전술 이해도를 평가하는 자리였지만, 기량의 격차는 확연했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선수는 바로 포항의 고무열이었다.
고무열은 "포항을 적으로 만난다는 사실에 어색했다. 그런데 더욱 놀란 것은 포항의 경기력이었다. 평소 강하다고는 자부했지만, 이 정도로 강할 줄은 몰랐다"면서 "솔직히 떠날 마음도 없었지만 한국에서 뛰는 한 포항에서 떠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고무열은 아쉬움도 토로했다. 포항과 격차를 느꼈다는 사실은 그만큼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무열에게는 적신호다.
이에 대해 고무열은 "내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나에게는 다른 선수들이 없는 프로의 경험이 있다. 다음 소집까지 프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시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림픽대표팀은 오는 21일 오만과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1차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은 13일 국내파를 대상으로 첫 소집에 나선 뒤 17일 해외파까지 창원으로 불러 마지막 담금질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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