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부정 출발? 누가 Go라는 줄 알았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9.03 23: 15

"'Set'이라는 소리가 들린 후 누가 'Go'라고 하는 줄 알았다. 전적으로 내 실수다".
우사인 볼트는 3일 저녁 대구 스타디움서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40을 기록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며 지난달 28일 남자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 처리를 당한 아픔을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볼트는 지난 2009 베를린 대회에 이어 남자 200m 대회 2연패를 이룩했고, 오는 4일 열리는 남자 400m 계주에 도전해 대회 2관왕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만난 볼트는 "아주 기분이 좋다. 오늘 최선을 다했다. 최대한 빠르게 달려서 자랑스럽다"며 "달릴 때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가는데 200m는 100m보다 더 긴 시간이라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최고의 상태가 아니나 잘할 수 있다고 내 자신을 격려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 어려운 경기를 했다. 3번 레인서 뛴 것은 처음이다. 원래 5~6번 레인에서 많이 뛰는데 오늘은 3번 레인이라 턴을 하면서 더 어려웠다"면서 "5~6번 레인이었다면 조금 더 기록이 빨랐을 것이다. 아마 코너를 돌 때 더 스피드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볼트는 100m에서 부정 출발 상황에 대해 "나는 시즌 내내 스타트를 열심히 훈련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냈다. 그래서 많이 흥분했다"며 "빨리 뛰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서 긴장을 한 것 같다"고 답하며 "'set'이라는 소리가 들린 후 누가 'go'라고 하는 줄 알았다. 전적으로 내 실수다"고 말했다.
분명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큰 교훈이 됐다. 볼트는 "긴장을 풀라는 메시지를 받은 것 같다. 당시에는 너무 흥분했다. 조금 더 차분하게 경기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제는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면서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볼트는 오는 4일 있을 남자 400m 계주에 대해 "계주는 즐겁다고 생각한다. 팀 동료들도 즐겁게 생각한다. 내일이 기대되는 만큼 다른 동료들도 잘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진>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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