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는 없다", 두목곰의 잇단 포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04 07: 54

자존심 강한 프랜차이즈 스타. 그러나 그는 최근 급격히 추락한 팀 성적에 고개를 떨구며 연방 '죄송하다'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이제는 다음 시즌을 향한 가능성을 위해 방망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두목곰' 김동주(35. 두산 베어스)의 2011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김동주는 지난 3일 문학 SK전서 연타석 스리런을 때려내는 수훈을 보여주며 팀의 9-7 승리를 이끌었다. 혼자 2홈런 6타점을 쓸어담은 저력이 돋보였다. 김동주의 올 시즌 성적은 99경기 2할8푼8리 15홈런 62타점(3일 현재). 예년의 그에 비하면 약간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떨어진 팀 성적과 맞물려 김동주가 범퇴당할 때마다 '예전 같지 않다'라는 평이 이어졌다. 시즌 후 예비군 훈련 때마다 대표팀 차출이 이어져 아직도 10여 년째 예비군 신세일 정도로 국가대표팀 중심타선을 꾸준히 지키던 김동주였음을 감안하면 더욱 팬들에게는 격세지감으로 다가왔던 올 시즌이다.
 
선수 본인 또한 그에 대한 미안함을 갖고 있다. 얼마 전 김동주는 홈 경기 승리 후 단상 인터뷰에서 줄곧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이야기를 연발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 또한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김동주가 계속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이 숙연해지더라"라고 밝혔다.
 
"올해는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큰 일이 겹쳤다. 마무리 투수의 갑작스러운 이탈과 감독님의 중도 퇴진.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신경 쓰지 않고 야구에 전념하려 했으나 마음 같이 되지 않더라. 계투진이 더욱 허약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안타까웠다".
 
현재 두산은 시즌 전적 46승 2무 57패로 6위에 위치해 있다. 4위 SK와는 8경기 반 차로 산술적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으나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4강 경쟁서 탈락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팬들은 팀의 3년 연속 100만 관중 기록을 이끄는 등 여전히 많은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김동주가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팀은 힘들지만 어쨌든 야구는 계속해야 한다. 최근 부진해서 연습량을 늘리기도 했다. 혼자 거울 앞에서 200~300회 스윙 자세를 취해보기도 하고". '게으른 천재'라는 선입견에 휩싸였던 김동주지만 그는 사실 집에 배팅 케이지를 설치해놓고 거의 매일 엄청난 훈련량을 보여주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욱 땀을 흘리는 선수다.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개인 통산 300홈런을 꼭 해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 한다. 우리 야구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 만큼 더욱 힘을 내겠다".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시즌의 종착역을 향해 가는 김동주의 야구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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