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후반기 '23승7패' 감독 교체의 관계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04 07: 52

롯데 자이언츠가 거침없는 4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30경기에서 23승7패를 기록한 롯데의 돌풍은 가히 무섭다는 표현으로도 정리가 되지 않을 정도다.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와 같은 모습이다.
롯데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도 선발 송승준이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4번 이대호가 3타점을 쓸어 담으며 7-1로 완승을 거뒀다.
4연승을 달린 롯데는 61승3무49패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3위 KIA와 승차를 한 경기 반 차로 벌렸다. 이제는 1위 삼성과 승차는 네 경기 반 차로 좁히며 선두 싸움까지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위치까지 왔다.

사실 롯데는 시즌 초반만해도 최하위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사이에 롯데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양승호, 선수들과 교감을 통해 신뢰를 얻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3년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제리 로이스터(59)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양승호(51)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추대했다. 양 감독은 지난 2006년 LG 트윈스 감독 대행을 맡고 이후 고려대 감독을 거쳐 올 시즌부터 롯데 감독이 됐다.
사실 시즌 초 양 감독은 고독하고 어려운 시간들만 보냈다. 선수 파악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부상 선수들이 생기면서 말이 많았다. 여기에 성적까지 좋지 않자 롯데팬들로부터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부산에서는 혼자서 밥먹으로 나가기도 힘들어서 쉬는날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기도 여러 날이었다. 그냥 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너무 배가 고파 밤 9시를 넘겨 모자를 쓰고 조용히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양 감독은 무한 긍정과 선수단에게는 신뢰를 심어주며 서로 교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선수들 역시 양 감독의 어려움을 느끼고 알아서 움직였고 6월이 지나면서 팀 성적도 조금씩 상승했다.
양 감독의 리더십에는 자신에게 적대적인 사람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친밀함이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적이었던 사람까지도 자기 편으로 만들어 버린다. 강한 롯데 선수단을 몇 달 사이에 자신의 편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팬들의 마음까지도 얻어가고 있다.
▲최고의 무기는 강력한 선발과 불펜
롯데하면 화끈한 타격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로 이어지는 타선의 화끈한 화력에 대한 기억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일 현재 롯데는 타선보다 마운드에서 더 큰 힘을 내고 있다. 선발 송승준(11승), 장원준(11승), 그리고 라이언 사도스키(10승)까지 올 시즌 10승을 돌파했다. 고원준도 벌써 8승을 거둬 10승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선발들이 매경기 6회 이상을 꾸준히 책임을 지기 때문에 경기 중반까지 리드를 잡거나 상대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이후에는 강영식, 이재곤, 이명우, 임경완 등으로 중간계투에 이어 9회가 되면 김사율이 경기를 차분히 마무리한다. 선발투수 뿐만 아니라 중간계투와 마무리까지 하나로 이어지면서 롯데는 마운드로 상대를 지배하고 있다.
양 감독도 "아무래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강해지고 자신감이 생긴 것이 큰 것 같다"라며 "예전에는 3,4점을 이기고 있어도 불안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 점만 앞서도 선수단이 이겼다고 말한다. 김사율이 나오자 선수들이 '됐다'고 말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대호-홍성흔 만큼 무서워진 타자들
지난해까지만 해도 롯데 타선에서는 이대호의 비중이 매우 컸다. 이대호는 지난해 타격 7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홍성흔이 그 뒤를 받쳐 이대호와 홍성흔의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올해는 아니다. 여전히 이대호가 타율, 타점, 최다안타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톱타자 전준우를 시작으로 2번 김주찬도 부상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여기에 3번 손아섭은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홍성흔이 조금은 주춤했지만 다시 타격감을 되찾았다. 여기에 황재균, 문규현, 조성환까지도 하위타선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상하위타선이 모두 제 몫을 하자 대타요원인 박종윤, 이승화, 이인구까지도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팀 상승세에 대해 양 감독은 "나도 모르겠다. 분명히 4,5월달에 있었던 선수들인데 내가 봐도 신기하다.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 것이 아니냐"며 애써 말을 아꼈지만 차분하게 시간을 기다리며 팀을 재정비한 그의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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