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시즌 12승-생일 3연승' 도전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04 11: 00

가족의 생일날 마운드에 올라 호투로 승리를 따내며 얻은 '이벤트남' 이미지에 머쓱해하던 투수. 그러나 그는 지난 2년 간 자신의 생일에도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가 자신의 34번째 생일 자축 승리에 도전한다.
 
김선우는 4일 문학 SK전서 선발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올 시즌 김선우는 팀의 순위 추락 속에도 더스틴 니퍼트(30)와 함께 선발진 원투펀치로 제 몫을 해내며 23경기 11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4(3일 현재)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김선우의 올 시즌 전체적인 투구 내용은 2008년 국내 복귀 이후 가장 안정적이다. 이미 142⅔이닝으로 규정이닝(133이닝)을 훌쩍 넘어선 김선우는 전체 8개 구단 선발투수들 중 7위에 해당하는 이닝을 소화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나 어쨌든 11승을 올리며 현재 다승 부문 공동 3위다.
 
"지나친 부담을 갖지 않고 최대한 내 몫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것이 김선우의 각오. 특히 김선우는 자신의 생일인 9월 4일 2연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09년 9월 4일 광주 KIA전 선발로 나선 김선우는 117개의 볼을 던지며 8회 2사까지 7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5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막고 개인 첫 10승 고지를 밟는 기쁨을 누렸다.
 
당시 김선우의 시즌 10승은 지난 2005년 박명환(LG) 이후 팀이 4년 만에 찾은 국내 선발 투수 10승 기록이었다. 지난해 9월 4일에도 김선우는 잠실 KIA전서 5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5피안타(탈삼진 5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3승 째를 수확했다. 꼭 1년 전 김선우는 극심한 팔꿈치 통증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지난 2년과 달리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일단 상대팀이 2년 연속 KIA에서 SK로 바뀌어있다. 그리고 지난 2년 간 생일날은 팀이 페넌트레이스 2위 도약을 놓고 승부수를 던졌던 시점이지만 지금은 6위까지 떠밀려난 시점. 김선우 또한 빠른 직구를 선보이던 피칭 스타일에서 점차 기교파 투수로 변신 중이다.
 
"뭐 그런 것 가지고 부각을 시키고 그러나. 사람들이 내가 날짜 골라 나오는 줄 알겠다"라며 머쓱해하는 김선우지만 3년 째 생일 등판도 의미는 있다. 올 시즌 두산 팬들은 팀이 안팎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3년 연속 홈 100만 관중 기록을 달성하는 등 여전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마지막 남은 보상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이다. '에이스' 김선우의 어깨에도 경기력의 상당 부분이 달려있다.
 
다음 시즌을 위해서도 김선우의 더 많은 승리는 중요하다. 현재 두산 선발진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니퍼트-김선우가 분전 중이다. 니퍼트는 다음 시즌 어디로 갈 지 진로가 불분명하지만 김선우는 다음 시즌에도 팀 선발진을 지켜야 하는 입장. 남은 선발 보직을 놓고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게 될 후배들에게 김선우는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 자신만이 아닌 팀을 위해서도 김선우의 4일 선발승 도전은 그래서 더욱 뜻깊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