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타율 1위' 이대수, "골든글러브? 신경쓸 상황 아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04 08: 08

최고조의 감이다.
한화 유격수 이대수(30)가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대수는 지난 3일 대전 넥센전에서 6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5타수 3안타 2득점 1도루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최근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후반기부터 이대수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후반기 25경기에서 71타수 31안타 타율 4할3푼7리 1홈런 10타점으로 가공할 만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리그 전체 후반기 타율 1위가 바로 이대수다.
단순히 잘 치는 것만이 아니다. 타석에서 집중력도 좋다. 볼넷을 10개나 얻어내 후반기 출루율 5할1푼2리. 2번 중 한 번 이상을 출루한 것이다. 2루타 6개와 홈런·3루타도 하나씩 포함해 장타율도 0.592.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마저 1.104로 후반기에 가장 높다. 4월 한 달간 홈런 4개를 터뜨리며 깜짝 홈런 1위에도 올랐던 그는 후반기에 홈런 대신 정확한 타격으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이대수는 절정의 타격에 대해 "운이 좋은 것"이라고 손사래치면서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관리를 잘하고 있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대화 감독도 "역시 체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타격에서 체력이라는 건 움직임에서 잘 나타난다. 체력이 받쳐주면 타석에서 집중력을 갖고 투수와 끈질기게 승부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어 "스프링캠프 때 열심히 한 덕분이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시즌 타율은 2할9푼까지 치솟았다. 지난 2008년 기록한 2할8푼2리를 뛰어넘는다. 당시에는 규정타석이 아니었지만, 올해는 규정타석으로 3할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 타점은 43점으로 지난해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타점(37점)을 뛰어넘었고, 안타도 87개로 생애 첫 100안타를 향해 발빠르게 전진하고 있다. 99경기에서 수비 실책은 단 9개. 견실하고 견고한 유격수 수비도 변함이 없다.
조금씩 유격수 골든글러브에 대한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물론 김상수(삼성) 김선빈(KIA) 강정호(넥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의 성적이 만만치 않지만 이대수의 최근 기세도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이대수는 무겁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지금 골든글러브에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팀 성적도 좋고 잘하고 있는 후배들이 많지 않나"며 "그보다는 남은 시즌 우리팀의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6일 대전 LG전에서 레다메스 리즈의 159km 직구에 헬멧을 강타당했던 이대수는 이후에도 결장없이 꾸준히 출장을 강행하고 있다. 그는 "아직 후유증이 조금 남아있다. 달릴 때 머리가 울리는 증상이 있다"며 "하지만 나만 생각하기에는 지금 팀 상황이 급하다. 하위권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구 후유증마저 이겨낸 투혼의 불방망이. 이대수가 있어 한화는 정말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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