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100m 트라우마' 오늘 저녁엔 무의미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9.04 07: 43

'번개' 우사인 볼트(25, 자메이카)가 압도적인 기량차로 남자 200m 우승을 거두며 단거리 황제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우사인 볼트는 지난 3일 저녁 대구 스타디움서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40으로 결승선을 통과, 올시즌 전체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볼트는 출발 반응 속도에서 0.193초가 걸리며 전체 8명 중에서 가장 늦게 출발했지만 선두로 치고 나가는 속도는 그 누구보다도 빨랐다. 결국 볼트는 일찌감치 1위를 예약, 결승선을 통과할 때에는 속도를 늦추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스타트를 끊는 바람에 부정 출발 실격이 됐던 볼트는 빠른 출발을 포기했다. 200m 1회전에서는 0.314초, 준결승에서는 0.207초가 출발하는 데 걸렸다. 평소 0.1초대 중반으로 스타트를 끊던 것과 확연한 차이였다.
그렇지만 볼트의 선택은 옳았다. 볼트는 200m 결승에서 0.193초로 가장 늦은 출발을 보였음에도 레이스에서 만회하며 19초40을 기록했다. 이는 올 시즌 최고 기록이면서도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심적으로 여유를 찾은 볼트의 질주가 그만큼 완벽했다는 것으로 볼트가 단거리의 황제임을 입증한 것이기도 하다.
이제 볼트에게 남은 것은 남자 400m 계주다. 100m를 놓치는 바람에 2대회 연속 3관왕의 꿈은 접게 됐지만 2관왕은 아직 유효하다. 계주 종목이 개인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볼트가 스타트가 중요한 1번 주자가 아니라 4번 주자인 앵커가 유력한 데다 동료들 실력도 만만치 않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볼트가 속한 자메이카에는 아사파 파월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남자 1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요한 블레이크와 언제든지 100m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평가 받는 네스타 카터, 마이클 프레이터 등이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다. 볼트도 "다른 동료들이 잘할 거라 생각한다"며 동료들의 실력을 믿는다고 했다.
자메이카는 2009년 베를린 대회서 스티브 멀링스-마이클 프레이터-우사인 볼트-아사파 파월 순으로 뛰어 37초31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자메이카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국가로는 미국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올시즌 기록(37초45)서 자메이카(37초76)에 앞서긴 하지만 에이스 타이슨 게이가 이번 대회에 결장, 볼트가 버티고 있는 자메이카에는 무리라는 의견이 다수다. 볼트와 그 동료들이 큰 실수를 하지만 않는다면 자메이카의 금메달 및 2연패, 볼트의 대회 2관왕은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남자 400m 계주는 4일 오후 6시 30분에 1회전, 8시 35분에 결승전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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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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