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정교함에 힘까지 갖춘 이대호가 최고다".
지난 3일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MBC SPORTS+ 허구연(60) 해설위원이 경기 전 배팅 훈련에 한창이던 이대호의 타격 모습을 지켜보다 입을 열었다.
이대호는 지난해 7관왕에 이어 올 시즌 역시 타율 3할5푼에 23홈런 93타점(3일 현재)으로 타격 3개부문(타율.타점.최다 안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최근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8월 한 달간 1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쳤지만 여전히 삼성 최형우(25개)를 가시권에 두고 추격하고 있다.

허 위원은 이대호의 타격 연습을 한참 지켜보더니 "이대호야 말로 30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이유로 "몸쪽 공, 바깥쪽 공을 가리지 않고 칠 줄 아는 타자"라며 "3할이 훌쩍 넘는 타율을 유지하면서 장타력까지 갖춘다는게 쉽지 않은게 이대호는 둘 다 겸비하니 대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격의 정교함에 장타력까지 갖추기가 어렵다는 사실은 역대 타격왕과 홈런왕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의 명단을 확인하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30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타율/홈런부문 선두를 동시에 차지한 선수는 단 두명. 1984년 SK 이만수(53) 감독대행이 선수 시절 삼성 유니폼을 입고 달성했고 2006년과 2010년 이대호가 고지를 밟는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역시 1967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칼 야스트렘스키가 3관왕을 달성한 이후 40년 넘게 3관왕이 나오지 않고 있다. 허 위원은 이런 사실을 두고 이대호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또한 허 위원은 이대호의 타격 기술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예를 들어 낮은 공을 쳐야 할 때 다른 팀 타자들은 몸을 억지로 낮게 숙여 타격하려 하는데 이대호는 오른쪽 어깨만 아래로 처지며 힘을 그대로 싣고 걷어 올린다"면서 타격 자세를 취해 보였다. 이어 "롯데 김무관 타격 코치가 롯데 선수들에게 이런 타격 자세를 제대로 지도해서 롯데 타격이 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허 위원의 칭찬을 들었을까. 이대호는 3일 경기에서도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4연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롯데는 2위 자리를 굳게 지키는 것과 동시에 선두 삼성을 4.5게임 차까지 따라붙어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대호는 허 위원의 이런 격찬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이대호에게 허 위원의 말을 전하자 쑥스럽다는 듯 웃으며 "아이구, 정말 과찬이십니다"라며 손사레를 쳤다. 이어 그는 "역시 김무관 타격 코치님이야말로 대한민국 최고"라며 "제겐 정말 아버님 같은 분"이라고 김무관 타격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이대호는 경기장을 떠나며 "개인 타이틀 보다는 팀 우승만이 유일한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 지난해 7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던 이대호가 아직 달성하지 못한 최후의 목표, 바로 팀 우승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