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기보다는 오히려 즐거웠다."
SK 사이드암 신승현(28)이 마운드에 올랐다.
신승현은 3일 문학 두산과의 홈경기에 마지막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3명의 타자를 간단하게 막아냈다. 비록 5-9로 뒤진 9회였지만 2개의 탈삼진 포함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첫 타자 김현수를 상대로 던진 초구와 2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많이 벗어나 오랜만의 등판에 부담을 가진 모습으로 보였다. 그러나 3구째 김현수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면서 확실한 탄착군을 형성해 갔다.
김현수를 7구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신승현은 두 번째 상대 이성열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또 최준석마저 삼진으로 잡아내 기분좋게 경기를 마쳤다.
지난 2007년 6월 13일 문학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 1이닝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후 무려 1534일만에 가진 복귀전이었다.
신승현은 전주고를 졸업한 2000년 쌍방울 2차 11순위로 지명됐다. 2003년까지 이렇다할 큰 활약이 없던 신승현은 2004년 2승(7패3홀드, 평균자책점 4.88)을 거두며 조금씩 존재감을 보였다.
이어 2005년 2번의 완봉승 포함 12승(9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2006년에는 8승(6패) 3.44의 평균자책점으로 여전히 마운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지만 2007년 유일한 등판이었던 한화전을 끝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신승현은 140km대 중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였다. 조금 처진 쓰리쿼터형으로 다소 기복있는 피칭을 했다. 하지만 4년여만에 돌아온 신승현은 좀더 낮아졌다. 팔꿈치 통증으로 팔의 각도를 수정, 종전보다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구속도 130km대 후반으로 내려갔다.
2007년 7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공익근무로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2009년 수술 부위에 뼛조각이 발견돼 재수술을 받은 신승현은 작년 초 팀에 합류했다.
신승현은 올 시즌 팔꿈치 재활 때문에 신고선수로 등록했지만 지난 1일 확대엔트리 때 1군에 합류했다. 구속을 떨어졌지만 한층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신승현은 경기 후 "오랜만의 등판이었지만 낯설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즐거웠다"면서 "포수가 2군에서 호흡을 맞춘 허웅이라 훨씬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점수차가 부담이 없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내년에 좋은 활약을 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해 즐기면서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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