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던 LG 트윈스가 강한 정신력을 앞세워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덕분에 4위 SK와 승차도 4경기로 줄였다.
LG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박현준이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1-1 동점이던 박경수가 역전 버스터 작전을 수행하며 3-1로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했다. 올 시즌 양팀간의 맞대결에서는 11승8패로 LG가 우위를 점했다.
승리를 거둔 LG는 53승1무56패를 기록하며 5위를 지켰다. 그러나 4위 SK가 두산에 패하며 4위와 승차를 4경기로 좁히며 4위 탈환에 재시동을 걸었다. 반면 롯데는 4연승을 마감하고 61승3무50패를 기록했다. 1위 삼성과는 다시 5경기 차로 벌어졌다.

선취점은 4연승을 달리던 롯데가 뽑아냈다. 롯데는 1회초 1사 후 김주찬이 LG 선발 박현준을 상대로 유격수 오른쪽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손아섭 타석 때 폭투로 2루까지 달렸다. 이후 손아섭도 볼넷을 골라나가자 '빅보이' 이대호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1-0을 만들었다. 이대호는 박현준의 125km 포크볼을 가볍게 밀어 쳐 올 시즌 94타점째를 올렸다.
LG도 1회부터 득점 찬스가 있었다. 5회까지 매이닝 주자는 살아 나갔다. 그러나 롯데 선발 장원준의 호투에 5회까지 꽁꽁 묶이며 득점에 실패했다.

그렇지만 LG는 3연패를 기어코 탈출하려는 의지를 6회말 공격 때 보여줬다. 1사 후 정성훈이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정성훈은 9구까지 가는 동안 자신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고 1루에 나간 뒤 윤진호와 교체됐다. 그러나 전날(3일) 1군에 복귀한 안방마님 조인성이 우측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날리며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 순간 박종훈 감독은 후속타자 김태완 타석 때 초구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앞선 이닝에서 수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스퀴즈를 택했다. 그러나 김태완이 파울을 기록하며 상대에게 작전이 노출되자 이후 정상적인 타격을 지시해 유격수 앞 땅볼 때 윤진호가 득점에 성공하며 1-1 동점을 이뤘다.
분위기를 가져온 LG는 7회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이택근이 3루 베이스를 타고 넘어가는 좌측 선상 2루타로 출루하자 박경수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그러나 또 다시 파울로 작전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버스터를 주문했다. 번트를 예상하고 3루수 황재균이 홈플레이트로 뛰어 들어왔고, 배트를 다시 길게 잡은 박경수가 3루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리며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이어져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이어 박용택의 우전안타로 만든 2사 1,3루에서 김남석 타석 때 3루에 있던 박경수가 홈스틸을 성공하며 3-1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LG 선발 박현준은 8이닝을 7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3승(9패)째를 따냈다. 이로써 박현준은 최근 팀 3연패를 끊는데 성공하며 LG의 4강행에 불씨를 되살렸다. 박현준은 탈삼진을 단 하나밖에 잡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하는 영리한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여가는데 주력했다. 2회까지 박현준의 투구수는 40개였으나 8이닝 투구를 마친 후 총 투구수는 107개. 맞춰잡는 투구로 박현준은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지며 에이스 다운 책임감을 보여줬다.
반면 롯데 선발 장원준은 6⅓이닝 10피안타 3실점으로 막았으나 패전투수가 되면서 시즌 6패(11승)째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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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