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대표가 “일본의 일부 반한류 시위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대표는 15만명을 동원한 'SM타운 라이브' 공연을 진행 중이던 지난 3일 도쿄의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앞으로도 SM이 나아갈 길은 멀다. 반한류 신경쓰지 않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15만명이 모일 수 있는 ‘채널’을 확보했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앞으로 이를 토대로 많은 가수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SM타운’과 같은 브랜드 공연의 가장 큰 효과는 무엇인가.
“신인의 등용문이 될 수 있다. 15만명이 볼 수 있는 ‘미디어’, 즉 채널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인을 내보내 그 ‘시청자’들에게 새로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K-POP의 현주소는 어떻다고 보나. 인기의 예상 수명은.
“한국 음악을 한꺼번에 논하는 건 무리가 있다. 케이팝을 규정하기 어렵지 않나. 아티스트, 브랜드 별로 분리하는 해서 보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럼에도 굳이 따지자면 예상 수명은 최소 3년~5년이다. 왜냐하면 캐스팅, 트레이닝 시스템이 한국에 이미 있기 때문이다.
총 제작비가 한 그룹당 20억씩 드는데, 10개 팀 중에 몇팀만 잘된다고 봤을 때, 적어도 순 제작비로 200억을 쓸 수 있는 회사여야 한국식 트레이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순이익이 300~500억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걸 할 수 있는 건, 밀어붙일 수 있는 오너가 확실히 있는 회사다. 일본, 미국 모델에선 어려운 시스템이다. 물론 이런 한국식 모델이 다 된다는 게 아니고, 그게 잘 되는 시장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유럽의 반응은 어떤가.
“샤이니의 영국 공연을 충격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 그쪽에도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돌이 없었던 것이다. 일반인들 사이에 인기도 좋지만 레코드 레이블들이 오히려 관심을 더 많이 주고 있다. SM이랑 함께 오디션보고 트레이닝해서 유럽 밴드를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나 하는 제의도 받았다.
그동안 백스트리트보이즈, 엔싱크 이후로 보이그룹이 거의 없었다. 역량있는 개인은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에 몰렸다. 다양한 기회를 주는 건 좋은데, 이미 1등한 가수를 두고 새로운 기획을 하기 어렵다. 이렇게 기획을 강조하면, 마치 가수를 꼭두각시처럼 볼까봐 조심스러운데, 우리 가수들 자체도 워낙 훌륭하다.“

SM 음악이 일본에서 인기 있는 이유는.
“보아와 동방신기 5명이 시장에서 토대를 만들었다. 그게 저변화돼서 SM이라는 장르가 통한 것이다. 선배들이 다진 토대에 샤이니, 에프엑스가 씨를 뿌린 격이다.
또 SM은 일본에서 장르적으로 없는 음악을 한다. 우리는 퍼포먼스와 아티스트가 확실히 결합된다. SM은 무대를 보고 나면 가수가 굉장히 뇌리에 남도록 만든다고 자부한다.“
SM의 현상황은 어떤가.
“우선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 에이벡스, 유니버셜, EMI와 일하고 샤이니, 슈퍼주니어M이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어 에프엑스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데뷔한다. 동방신기는 두명으로 줄었지만, 나름 자기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고 슈퍼주니어는 군입대 때문에 수정이 필요하지만 앞으로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 믿는다.”
일본에선 반한류 시위가 일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정도 반햔류 시위는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한국 문화가 대거 들어오는데 시위가 안일어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다.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고 본다. 그 모든 게 마치 우익의 음모라고 보는 건 실례다. 반한류 기류에 신경쓰기보다는 그냥 좋은 콘텐츠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한류의 정점을 찍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SM은 아직 아니다. 향후 가수들의 단독콘서트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다. 동방신기를 비롯해 소녀시대, 샤이니, 슈퍼주니어 등 단독공연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SM으로서는 올해 굉장히 행복하긴 했다. 수익 베이스가 계속 바뀌어서 정확하게 알아보기 어렵지만 해외에서의 수익이 총 수익의 50%가 넘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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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