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봉' 부첵, "2시간 밖에 못 자도 행복"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05 07: 02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크리스 부첵(33)이 가족과 상봉했다. 부첵의 부인인 지나 부첵(35)과 아들 마린 부첵(4), 그리고 딸 올리비아 부첵(2)이 3일 한국에 도착했다. 지난 7월 9일 롯데와 계약한 부첵은 미국에서 6월 중순 가족들을 본 뒤 3개월 여 만에 다시 본 것이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앞서 만난 부첵은 "가족들이 와서 정말 행복하다"며 마냥 좋아했다. 그런데 그의 눈은 토끼눈이었고, 대화를 하는 동안 몇 차례 하품을 했다.
사연이 있었다. 잠실 롯데 호텔에 선수단과 함께 지내고 있는 부첵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한 시간을 달려 인천공항에 갔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차가 많이 막혀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밤 늦게 호텔에 도착한 부첵은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아내 지나는 피곤해 일찍 잠이 든 반면 아이들은 눈만 똘망똘망했다.
미국과 한국의 시차는 10시간이 넘어 한국시간으로 자정일 경우 미국은 낮 시간이다. 아이들은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고, 오랜 만에 아빠를 보고서 신났는지 계속해서 놀아달라고만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먼 길을 온 아내는 이미 꿈나라로 갔기에 부첵은 밤새도록 아이들과 놀아줬다. 부첵은 "아, 조금은 피곤한다. 2시간 정도 밖에 못 잔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해 마음만은 너무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사실 부첵의 가족은 조금 더 일찍 한국에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장모님께서 발목이 부러지면서 아내와 아이들 입국이 늦어졌다. 지난 8월 중순 잠실에서 만났을 때 "가족들이 언제 올지 모르겠다"며 마냥 아쉬워했던 부첵이었다.
그러나 부첵은 외로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롯데가 2위로 뛰어오르는데 큰 힘이 됐다.
부첵은 "월요일(5일) 가족들과 함께 롯데월드에 가서 놀 계획"이라면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상상만해도 즐겁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는 냉정할 만큼 차가운 승부사지만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자상한 미국 아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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