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한화 이글스가 사흘째 만루 상황에서 결정적인 점수를 얻어내며 연승 행진을 달렸다.
한화는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에서 신경현의 시즌 첫 홈런이자 만루홈런을 앞세워 넥센을 5-2로 꺾고 3연전 스윕을 달성했다. 한화에게는 지난해 5월 13일 이후 479일 만의 스윕 시리즈였다.
그러나 스윕 달성은 쉽지 않았다. 한화는 넥센과 2,3일 이틀 연속 연장전까지 펼치며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그리고 한화에게 사흘 연속 승리를 안겨준 것은 공교롭게도 모두 만루 상황이었다.

지난 2일 3연전 첫 경기에서 양팀은 모두 10회까지 점수를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이날 넥센은 안타 5개, 볼넷 8개, 한화는 안타 8개, 볼넷 8개를 기록했으니 둘다 심각한 '변비 야구'였다. 특히 한화는 이날 10회까지 4번이나 만루를 맞았지만 번번이 루를 채워놓고도 땅볼, 삼진, 병살타 등에 막혀 점수를 내지 못했다.
양팀의 '0'의 행진을 끝낸 것은 한화의 5번째 만루였다. 한화는 선두타자 고동진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강동우와 한상훈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장성호가 투수 이보근의 2구째를 가볍게 쳤고 타구가 유격수 강정호의 글러브를 맞고 튀면서 한화는 이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자 끝내기 결승점을 이뤄냈다.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득점 기회를 살린 결과였다.
한화는 3일에도 3-3 동점으로 연장 11회까지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11회 한화는 강동우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장성호의 고의사구, 최진행의 볼넷으로 다시 2사 만루 상황을 맞았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이날 앞서 2피삼진을 포함 4타수 1안타만을 기록하고 있던 카림 가르시아. 올 시즌 삼진 37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이 15개에 불과했던 가르시아는 풀카운트 대결 끝에 7구째 볼을 걸러내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를 끝냈다.
앞서 두 경기에서 상대의 미스 플레이로 승리를 거뒀다면 4일 경기에서는 한화의 방망이가 힘을 발휘했다. 한화는 이날 넥센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0-0 동점이던 4회 최진행, 한상훈의 볼넷과 이대수의 좌전안타로 2사 만루 상황을 맞았다. 신경현은 첫 타석에서의 병살타를 만회하려는 듯 브랜든 나이트의 120km짜리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뒤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의 큼지막한 만루 홈런. 신경현은 뒤늦은 시즌 1호 홈런을 영양가 만점 만루포로 자축하며 팀의 5-2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론상 점수가 나기 가장 쉽지만 실제로는 점수가 나기 쉽지 않은 것이 2사 만루 상황이다. 타자는 점수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에 빠지기 쉽고 범타의 경우 야수가 어느 베이스에 송구해도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화는 이번 3연전에서 2사 만루에서 강한 팀의 이미지를 심으며 4연패 뒤 중요한 3승을 거뒀다. 8위 넥센과 4.5경기 차로 벌리며 꼴찌 추락의 위험에서 안정을 찾은 것. 한화가 이번 스윕을 계기로 시즌 초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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