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는 없다' 야왕, 강공 드라이브 통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05 07: 02

"3년 연속 꼴찌를 없다".
지난 2일 대전 넥센전을 앞둔 한화 덕아웃은 전운이 감돌았다. 평소 농담을 즐기는 한대화 감독도 이날 만큼은 말을 아꼈다. 그럴만한 상황이었다. 5월21일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한 후 3개월 넘게 6~7위를 오간 한화는 성적 이상으로 재미있고 극적인 경기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류현진의 부상으로 주춤하는 사이 넥센이 무섭게 치고올라왔다. 주말 3연전 전까지 8위 넥센과 7위 한화의 격차는 1.5경기에 불과했다.
한 감독은 넥센과의 3연전에 총력을 쏟아부었다. 부상으로 재활군에서 내려가있던 류현진과 양훈을 이번 3연전에 맞춰 복귀시켰다. 3연전 첫 날부터 류현진이 구원으로 나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최고 149km 강속구를 던졌다. 0-0으로 팽팽한 상황이었지만 류현진뿐만 아니라 박정진과 데니 바티스타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총동원해가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더욱 긴장의 끈을 조였다.

이날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착각으로 1루까지 전력질주하지 않으며 득점 찬스를 무산시킨 이여상에게 곧바로 2군행을 지시했다. 한 감독은 "전력질주하면 충분히 살 수 있는 타구였는데 전력질주하지 않고 죽었다. 물어 보니 아웃카운트를 착각했다고 하더라.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 그런 플레이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여상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단에게 전하는 메시지 차원"이라며 그를 즉각 2군으로 보냈다.
둘째날 경기에서도 9회부터 바티스타를 투입하며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절대 질 수 없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여전히 팀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지만 한 감독은 11회 바티스타에 이어 12회 박정진까지 대기시키며 승리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보였다. 결국에는 연장 11회말 카림 가르시아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연이틀 승리를 가져갔다. 한 감독은 "이틀 연속 11회 승부하느라 힘들지만 이기면 괜찮다"고 했다.
결국 여세를 몰아 3연전 마지막 날까지 잡았다. 이날 부상에서 복귀한 양훈을 22일 만에 전격 선발등판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당초 중간계투로 먼저 점검할 것으로 보였지만 과감하게 선발 기용했다. 양훈은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9개 포함 7이닝 2실점으로 한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 4-2로 리드를 지키던 7회 무사 2루에서는 신경현에게 스리번트로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모든 수가 딱딱 맞아 떨어지며 올 시즌 첫 3연전 스윕 시리즈를 가져갔다.
한 감독은 "타선이 터지지 않아 답답한 부분이 있었지만 선수들도 지금 상황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좋았다"고 총평했다. 무엇보다 꼴찌만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한 감독이하 선수단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 감독은 "3년 연속 꼴찌를 하는 건 자존심 문제다. 이왕이면 8위보다 7위, 7위보다 6위가 낫다"고 강조했다. 꼴찌라는 내재돼 있는 패배의식을 반드시 떨치겠다는 각오.
 
3연전 스윕으로 넥센과의 격차는 다시 4.5경기로 벌어졌다. 그제서야 한 감독의 용안에도 만족스런 미소가 흘렀다. 물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방심은 없다. 3년 연속 꼴찌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