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극장가 살펴보니...韓 영화들 '눈물바람'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1.09.05 11: 15

올 가을 국내 영화계를 아우르는 영화적 코드는 ‘눈물’이다. 인간과 동물 간의 감동 실화부터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고군분투 등 가슴을 울리는 작품들이 대거 선을 보인다.
가장 먼저 극장 문을 노크한 작품은 지난달 31일 개봉한 이현승 감독의 ‘푸른 소금’. 애초 9월 1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하루 앞서 관객을 찾았다.
‘푸른 소금’은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전직 보스 두목(송강호)과 그의 감시를 의뢰 받고 접근한 세빈(신세경)이 서로의 신분을 감춘 채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의 액션 멜로물. 이 감독 특유의 독특한 영상 세계가 잘 펼쳐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종병기 활’에 이어 박스 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건 배우 송강호의 연기 변신. 극 중 송강호는 요리학원에 다니며 음식점 주인이 되기를 꿈꾸는 윤두헌 역을 맡아 중년의 거친 남자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냈다. 전작들과는 180도 다른 남자의 매력을 풍기며 로맨티스트로 변모했다.
그런가 하면 곽경택 감독의 ‘통증’은 오는 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린 시절 자동차 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순(권상우)과 유전으로 인해 작은 통증조차 치명적인 동현(정려원)의 강렬한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그 동안 ‘친구’, ‘사랑’ 등에서 거칠고 투박하지만 진정성 있는 묵직한 드라마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온 곽 감독은 신작 ‘통증’을 통해 처음으로 남녀 간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만의 색깔이 묻어난 ‘감성 멜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통증’과 같은 날 개봉하는 ‘챔프’ 역시 관객들을 눈물샘을 자극할 감동 스토리로 관심을 모으는 영화.
‘챔프’는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차태현)와 절름발이 경주마가 함께 역경을 극복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극 중 차태현은 하나 밖에 없는 딸을 위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에 도전하는 기수 승호로, 김수정은 승호의 분신 같은 딸 예승으로 분해 감동 메시지를 전한다.
더불어 22일에는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가 관객을 맞는다. 이 역시 2005년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벌어진 실화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영화는 무진의 한 청각장애학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공유)가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대당하던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공유의 제안에 의해 탄생된 영화인만큼 그의 연기력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29일에는 코미디 영화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김상진 감독의 10번째 작품 ‘투혼’이 첫 선을 보이기로 돼 있다.
‘투혼’은 팀 내 최고의 간판스타였지만 1년 365일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하며 골칫덩이 고물투수가 되어버린 사건사고의 달인 윤도훈(김주혁)과 바람 잘날 없는 그의 곁을 지키며 사건 사고를 감당해 온 뒷수습의 달인 오유란(김선아)의 한판 승부를 유쾌하게 풀어낸 휴먼코미디. ‘완소 배우’ 김주혁,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김선아가 전하는 한 야구선수의 인생사가 재미와 교훈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을 눈물짓게 할 영화들이 유독 많은 올 가을 국내 극장가. 가장 좋은 성적을 이룰 영화는 무엇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osecut@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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