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4연승 뒤 씁쓸한 3연패에 빠졌던 LG 트윈스가 힘겹게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LG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박현준이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1-1 동점이던 박경수가 역전 버스터 작전을 수행하며 3-1로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했다.
무엇보다 LG는 4위 SK 와이번스와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승차가 줄어들기도, 늘어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연승과 연패는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기분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 경기를 돌이켜 보면 공격과 수비에서 집중력이 높았을 때는 승리를, 떨어졌을 때는 패한 모습이었다.

먼저 LG는 지난 3연패 모두 경기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패배라는 결과를 떠안았다. LG는 2일 잠실 롯데전에서 2-6으로 완패했다. 물론 선발 투수인 김성현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점도 있지만 실점의 시작은 보이지 않은 실책에서 비롯됐다. 우익수 이병규의 타구 판단 미스로 시작된 2루타, 그리고 중견수 이대형의 수비 역시 깔끔하지 못했다. 내야에서도 수비에서 실수가 이어지면서 보이지 않은 실책이 있었다.
LG는 3일에도 1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롯데의 작전 미스가 나왔다. 3번 손아섭 타석 때 1루 주자 김주찬이 2루 베이스 근처까지 뛰면서 협살에 걸렸다. 포수 심광호는 재빨리 발견하고 2루 베이스쪽으로 몰고 나갔어야 했다. 그러나 1루로 던진 공이 어이없이 우측 선상 파울지역으로 날아가며 1점을 헌납했다. 이어 이대호의 내야 땅볼 때 한 점을 더 내줬다. 만약 협살로 주자 한 명을 잡아냈다면 손아섭 삼진에 이어 이대호를 내야 땅볼로 처리해 실점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집중력 부족은 2일 2득점, 3일 1득점에서도 여실히 드러냈다. 4일에는 3점에 그쳤지만 타자들의 집중력을 느낄 수 있었다.
LG는 2일 9안타를 치고 볼넷을 2개 골라나갔다. 그러나 2득점에 불과했다. 잔루가 무려 9개다. 3일에는 7안타와 2볼넷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잔루가 8개나 됐다. 1사 3루, 무사 1,2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득점을 올리기 힘들다. 적시타가 나오면 좋지만 꼭 적시타가 아니더라도 진루타와 희생타만으로도 점수가 나올 수 있다.
다행히 4일 경기에서는 경기 중반 이후 작전에 이은 진루타와 적시타가 터지면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번트, 버스터 등과 같은 작전 뿐만 아니라 홈스틸까지 성공시켰다는 점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살아났다고 볼 수 있다.
LG는 5일 현재 53승1무56패로 5위를 유지하고 있다. 4위 SK 역시 두산에 연패를 4경기 차로 좁혔다. 4경기 차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기회는 있다.
4연승을 달릴 때 LG는 공수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지난 1일 문학 SK전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둘 때 호수비가 무려 6개나 나왔다. 집중력이 그 만큼 높았다는 뜻이다.
LG는 지난 8월 18일 잠실 두산전 이후 박종훈 감독과 '캡틴' 박용택이 팬들 앞에서 사과를 했다. 당시 LG팬들은 트워터를 통해 OSEN과 조사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높은 집중력을 보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가능성은 있다. 이제 선수들이 그 가능성을 높이기만 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근 경기에서와 같이 집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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