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단 사상 최고 유격수로 부족함이 없다.
한화 유격수 이대수(30)가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대수는 올해 100경기에서 304타수 90안타 타율 2할9푼6리 7홈런 43타점 7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을 이미 넘어섰고 최고 타율과 최다 안타도 기대된다. 특히 후반기 26경기에서 75타수 34안타로 4할5푼3리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리그 전체 타율 1위가 바로 이대수다. 이대수 개인은 물론이고 한화 구단 사상 유격수로도 단연 돋보이는 활약이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유명한 팀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확실한 유격수가 없어 고생했다. 1988년 장종훈이 유격수로 활약하며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지만 이후 1루수로 전업했다. 1990년대 주전으로 활약한 허준은 수비형 유격수였고, 국가대표 출신으로 기대를 모은 백재호와 황우구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005년에는 외국인 유격수 틸슨 브리또를 영입해야 할 정도였다.

2005시즌 종료 뒤 FA로 영입한 김민재 현 수비·작전코치가 한화 구단 사상 가장 안정감있는 유격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김 코치가 2009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며 한화 유격수 자리도 공석이 됐다. 그 자리를 메운 선수가 바로 이대수. 한대화 감독은 사령탑 부임과 함께 김경문 감독에게 읍소하다시피해 두산으로부터 이대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한 감독이 한화에서 가장 먼저 한 작업이었다.
이적 첫 해였던 지난해 125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7홈런 37타점에 실책이 5개밖에 되지 않았던 이대수는 올해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그는 "이제 수비형 유격수 시대는 지났다. 공격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변화를 모색했다. 약점이었던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고, 타격 향상을 위해 틈날 때마다 스윙을 돌리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담금질했다.
4월 한 달간 홈런 4개를 몰아치며 깜짝 홈런왕에 올랐던 이대수는 후반기 들어 타격왕에 도전할 태세다. 후반기 타율(0.453)·출루율(0.523) 모두 1위에 랭크돼 있다. 후반기 2안타 이상 멀티히트 경기가 11차례나 있고 그 중 5차례는 3안타 경기였다. 가공할 만한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실책은 단 3개로 유격수로서 수비의 안정감도 여전하다. 시즌 전 다짐대로 공수겸장 유격수로 업그레이드됐다.
이제는 생애 첫 규정타석 3할 타율과 골든글러브에도 도전장을 내밀어 볼만하다. 그러나 이대수는 "팀 성적도 좋고, 잘하는 후배들이 많다. 팀이 마지막까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물론 3할 타율 고지를 밟는다면 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도 내볼 만하다. 하지만 이대수의 꿈은 더 크다. 그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한화의 유격수하면 이대수라는 말이 딱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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