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잠실 라이벌' LG는 내가 잡는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06 21: 44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30)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상대로 올 시즌 3승무패를 기록하며 LG 킬러로서 명성을 재확인했다.
니퍼트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5피안타 5사사구를 허용했으나 1실점(1자책)으로 막고 시즌 11승(6패)째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니퍼트는 LG만 만나면 힘을 냈다. 지난 4월 2일 LG와 잠실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야구 데뷔승을 거둔 니퍼트는 오늘 경기 전까지 LG전 4차례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 0.92를 기록했다. 29⅓이닝 동안 삼진도 24개나 잡아냈고, 피안타율은 1할7푼8리에 그쳤다.

야구에서 통계는 분명 참고자료다. 그러나 니퍼트는 자신의 강점을 오늘 경기에서도 이어갔다.
출발은 좋았다. 니퍼트는 1회부터 최고구속 152km 강속구를 앞세워 LG 타자들을 압박했다. 덥분에 1회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그러나 2회 '큰' 이병규와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우측 선상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작뱅' 이병규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냈으나 서동욱을 볼넷으로 내줘 1사 1,3루가 됐다. 위기 순간 조인성과 상대한 니퍼트는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했으나 타구가 라이트 속으로 들어가며 안타를 내줬다.
허망하게 1실점을 한 니퍼트는 후속 타자 박경수를 몸에 맞는 볼로 내줘 1사 만루 위기가 됐다. 그러나 이대형과 이택근을 각각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와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 니퍼트는 마운드를 내려간 7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위기 순간에 더 강해지는 니퍼트의 능력을 다시금 재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니퍼트는 주자가 나가면 셋 포지션 시간을 1.10초까지 단축시킴과 동시에 철저한 1루 견제로 상대 주자의 도루를 묶었다.
특히 7회 선두타자 이대형에게 146km 직구를 던지다 중전안타를 맞았다. LG는 1-2로 뒤지고 있었기 때문에 1루에 나간 이대형의 도루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니퍼트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니퍼트는 1루로 3차례 빠른 견제를 했다. 거의 주자를 잡아낼 정도로 날카로웠다. 덕분에 이대형의 리드를 묶어낸 니퍼트는 이택근을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선행주자 이대형을 잡아냈다. 이후 김태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2루로 뛰던 이택근마저 아웃 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경기 후 니퍼트는 "컨디션이 무척 좋았다. 구위도 좋았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고 말한 뒤 "투구수가 늘었지만 수비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개인적인 승리보다 팀이 연승을 이거간 것이 기쁘다"며 웃었다.
 
메이저리그 경력의 소유자 니퍼트. 그의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과 집중력이 갈길 바쁜 LG의 발목을 잡았다. 덕분에 6위 두산은 5위 LG를 2경기 차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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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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