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 지역 고교생에 "너 우리팀 와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9.07 07: 08

"야, 쟤 봐. 공 힘줘서 던지는데?"
6일 경남 창원시 마산구장. 이날 창원 사보이호텔에서 열린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NC 다이노스의 초대 사령탑 김경문(53) 감독이 2차 트라이아웃을 지켜봤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 김 감독의 눈은 공룡군단의 시작을 함께할 원석들을 고르느라 쉴 겨를이 없었다.
이날 마산구장에서 치러진 NC 다이노스의 2차 트라이아웃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뛰었던 우완 사이드암 정성기(32)를 포함해 모두 36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NC 구단 관계자가 "어제(5일)도 테스트를 했는데 감독님이 지켜봐서 그런지 실전과 같은 비장함이 엿보인다"고 말할 정도로 테스트를 받는 선수들 역시 김 감독의 선택을 받기 위해 사력을 다해 일구일구에 집중했다.

김 감독이 만족한 미소를 지은 가운데 트라이아웃이 끝나자 행사를 돕기 위해 구장을 찾았던 지역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캐치볼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의 선수가 동료와 캐치볼을 하는 것을 지켜보단 김 감독은 "야, 쟤 봐. 공 힘줘서 제대로 던지는데?"라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야기를 들은 선수가 김 감독 앞으로 와서 모자를 벗으며 꾸벅 인사하자 김 감독은 "넌 누구냐? 공 잘 던지네"라며 칭찬의 말을 건넸다. 그러자 그 선수는 "용마고 1학년 서정현이고 투수 보고 있습니다"라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김 감독은 "지금 용마고 1학년이라고, 어디보자. 그럼 2014년엔 프로 와야겠네? 그때 내가 NC 계약 마지막 해고 너도 창원 사니깐 그때 우리 팀 와라"라며 미소와 함께 격려했다.
뒤이어 김 감독은 취재진을 둘러보며 "이제 하나씩 포섭해 둬야 우리 팀에서 야구할 애들이 늘어나지"라며 농담을 던졌다. 아직은 부족한 선수 수급에 대한 작은 고민과 함께 창원 지역을 기반으로 NC를 차근차근 키워 나가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뜬금없이 '입단 제의'를 받은 선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는 "1학년이고 용마고에서 왼손 투수를 맡고 있다"면서 "대구에서 올해 전학와서 1년간 경기에 못 뛰었는데 내년부터 경기에 나설 예정"이라고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했다. 이어 "우리 고장에 NC라는 프로 구단이 생겨 너무 기쁘다. 주위 친구들 모두 이제부터 꿈은 NC에 들어가는 것이 됐다"면서 "2년 동안 열심히 야구해 꼭 김경문 감독님을 다시 뵙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NC 다이노스. 당장 시급한 것이 선수 수급이지만 김 감독은 연고지인 창원 지역과의 끈끈한 결합 없이는 신생 구단이 뿌리 내리는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평범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진리를 알고 있기에 NC의 앞날은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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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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