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성에 강한 이유 '불펜 공략 대성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07 07: 10

결국 7위가 1위를 눌렀다.
한화는 지난 6일 대구 삼성전에서 6-0 영봉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삼성과 상대 전적에서 10승8패로 우위를 점했다. 7일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치르지만 이날 경기 결과를 떠나 한화의 우위가 확정됐다. 한화는 7위, 삼성은 1위다. 15.5경기차가 나지만 맞대결에서는 한화가 삼성을 상대로 4차례나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 올해 1위 삼성이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밀린 팀이 바로 한화.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화가 제일 어렵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객관적인 성적은 삼성이 낫다. 18차례 맞대결 평균자책점(3.66-4.41)이나 경기당 평균 득점(4.5-3.8)에서 모두 삼성이 한화에 앞서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한화가 강했다. 한화는 3점차 이내 접전에서 8승4패로 삼성을 눌렀다. 특히 삼성을 상대로 거둔 10승 중 6승이 역전승이다. 그 중에는 7회 이후 뒤집은 경기만 3차례나 된다. 한화는 삼성을 상대로 6회 이후에만 무려 39득점하며 최강 불펜을 무너뜨렸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우리가 삼성 불펜투수들의 공은 잘 친다. 오승환 빼고는 다 공략했다. 오승환이 나오기 전까지는 충분히 승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은 불펜 평균자책점 2.69로 이 부문 부동의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한화만 만나면 불펜이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한화전 불펜 평균자책점이 무려 4.40. 한화전에서만 권혁·권오준·안지만이 번갈아가며 블론세이브를 한 차례씩 저질렀다. 삼성의 7회까지 리드시 연승 행진을 깬 것도 한화였다.
좌완 권혁은 한화전 8경기에서 3패3홀드 평균자책점 10.80으로 무너졌다. 사이드암 권오준도 8경기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4.05로 흔들렸다. 결정적으로 '불펜의 핵' 정현욱이 한화전 5경기에서 2홀드를 따냈으나 평균자책점 13.50으로 완벽하게 공략당했다. 안지만도 5경기에서 2홀드에 실점은 없지만 5⅓이닝 동안 7피안타 2사사구로 불안 불안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5경기 5세이브의 오승환을 제외하면 모든 불펜 투수들이 뭇매를 맞았다.
승부처에서 한대화 감독의 대타 작전도 기가 막히게 적중했다. 한화는 삼성전에서 기용한 대타 성적이 20타수 8안타로 타율이 4할이나 된다. 볼넷 4개를 더해 대타성공률은 정확히 5할. 고비 때마다 대타 작전으로 활로를 뚫었다. 특히 한화 최고의 대타 이양기는 삼성전 대타로 8타수 4안타 2타점으로 강세를 보였다. 지난 6일 경기에서도 8회 대타로 나온 첫 타자 이양기가 좌전 안타로 출루에 성공한 게 결승점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한대화 감독은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삼성 수석코치를 지냈다. 그만큼 삼성선수들에 대해 속속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면서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선수를 기용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은 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한 감독은 "결국 가장 큰 이유는 삼성이 못한 것 아니겠나"라고 정리했다. 삼성은 한화전에서 무득점 1차례, 1득점 3차례, 2득점 2차례, 3득점 2차례로 심각한 공격력 부재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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