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이숭용, "日 연수, 투수 쪽 공부하고 싶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9.07 07: 17

"역발상을 한 번 해봤다."
은퇴를 선언, 시한부 선수생활에 나선 넥센 히어로즈 이숭용(40)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6일 목동 SK전에 앞서 1루 수비 훈련 후 땀을 훔치던 이숭용은 "은퇴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할 건 해야 한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넥센은 이숭용이 오는 18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홈경기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이날 경기가 1995경기째. 이제 2000경기까지는 5경기만 남겨뒀다. 1994년 태평양에서 프로에 데뷔, 현대를 거쳐 히어로즈까지 팀 간판은 바뀌었지만 18시즌 동안 오직 한 팀에만 있으면서 거둔 기록이다.
이숭용도 개인적으로 "한 팀에서 2000경기를 뛴 사람은 없지 않나"면서 "그런 면에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틈틈이 말해 한 팀 2000경기 출장 첫 기록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숭용은 은퇴 후 해외 지도자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당연히 타격 부분에 관심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숭용은 "투수 쪽에 더 관심이 많다. 연수를 가면 타자 뿐 아니라 투수 쪽도 공부하고 싶다"고 말한 후 "역발상이 중요한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어 "물론 투수 코치가 되겠다는 뜻이 아니다. 결국 타격은 투수와 싸워야 하는 것 아닌가. 좀더 타격 쪽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투수를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구단에서 연수 일정을 알아봐주기로 했고 거기에 따르기로 했다"는 이숭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미국보다는 일본에 가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역시 미국이 아니라 일본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 의외. 이숭용은 이에 이유를 구체적으로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양성 면이나 한국 야구와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에 있어 일본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숭용은 은퇴식 후 팀에서 완전히 떠날 지 여부에 대해 "나도 잘 모르겠다. 아직 협의된 사항이 없다"면서도 "만약 기회가 된다면 동료들과 함께 시즌을 마감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내 마음이지만…"이라고 말끝을 살짝 흐렸다. 엔트리에 없이 팀을 따라 원정경기를 따라다닌다는 것이 어쩌면 팀이나 동료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숭용의 은퇴식이 18일로 정해진 것은 이후 계속 원정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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