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위에서는 차가움마저 든 냉철한 승부사인 벤자민 주키치(29, LG 트윈스)가 생후 한달 된 아들 라일리 주키치와 첫 만남에 마냥 행복해했다.
주키치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두산전에 앞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어딘가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디 가냐"는 질문에 "공항에 간다. 밤에 아내와 아들, 그리고 장모님께서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원래 낮에 도착했어야 했는데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너무 많이 늦어졌다"며 아쉬워했다.

주키치가 아쉬워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사랑하는 아들 라일리를 조금이나마 빨리 가슴에 안아보고 싶기 때문이다.
라일리는 지난 8월 1일 태어나 이제 갓 한달 조금 넘었다. 그러나 세상에 눈을 떴을 때 아버지 주키치는 야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었다. 이후 주키치는 사진으로만 라일리의 얼굴을 확인해 답답함이 있었다.
주키치는 또 "아내가 아이를 낳을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다"고 말하면서 "아내를 보면 가장 먼저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도 할 것"이라며 몇 달 만에 다시 만나게 될 아내 생각에 기뻐했다.
지난 4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두 아이의 아빠인 롯데 외국인투수 크리스 부첵을 만나 아이들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던 주키치. 과연 라일리를 품에 안고 어떤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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