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 중동 원정에서 승점을 챙겼다는 결과는 반갑다. 그러나 불안한 수비 조직력은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쿠웨이트시티의 피스 & 프렌드십 스타디움에서 열린 3차 예선 2차전 쿠웨이트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조광래호는 전반 8분 박주영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남태희의 침투 패스와 지동원의 영리한 플레이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아쉽게도 작품은 이것이 전부였다.

수비 조직력이 흔들린 것이 문제였다. 홍정호의 복귀로 중앙 수비는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지만, 측면 수비에서 허점을 노출했다. 전반 17분 차두리가 부상으로 교체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쿠웨이트의 공격 숫자는 최대 4명을 넘지 않았다. 다만, 공간을 노리는 과감한 역습이 위협적이었다. 정성룡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이나 마찬가지였던 장면이 속출했다.
전반 21분 알 에네지에게 연결됐던 긴 패스, 전반 22분 측면 수비의 뒷 공간을 파고들었던 나세르의 침투 플레이, 전반 43분 위험 지역에서 공을 빼앗겼던 순간 등이 대표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수비의 집중력이 부족했다. 집중력 저하는 곧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8분 쿠웨이트의 중앙 수비수 알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것. 정성룡과 김재성이 엉켜 넘어진 빈 틈을 놓치지 않았다.
실점 이후 몇 차례 더 위험한 상황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1-1로 비긴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 3차 예선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흔들리는 수비 조직력에 조속한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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