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의 behind] '좌완 특급' 나성범의 외야 전향 가능성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07 09: 05

대학 2학년 시절 이미 뉴욕 양키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좌완. 그러나 고교 졸업 당시 그는 외야수로 지명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데뷔하는 팀 감독 또한 투수보다는 외야수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사더군요. NC 다이노스에 2라운드 1번 지명을 받은 연세대 좌완 에이스 나성범(22)의 이야기입니다.
 
광주 진흥고-연세대를 거쳐 다음 시즌 NC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을 나성범은 1학년 시절부터 연세대 좌완 에이스로 확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년생 형인 나성용(한화)과 함께 배터리를 이루기도 했던 나성범은 150km에 가까운 빠른 직구와 184cm 90kg의 당당한 체구가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네요.

 
특히 2009년 말에는 양키스가 진지하게 입단 교섭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김성근 전 SK 감독도 NC 창단이 확정되지 않던 시점에서 "연세대 왼손 투수가 1라운드에서 안 뽑힌다지"라며 묻기도 했습니다. 2007년 8월 고교 졸업 예정 당시 LG의 2차 4순위 지명을 받았기 때문에 이 경우 대졸 선수는 1라운드 지명이 불가했기 때문인데요. NC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SK가 나성범을 2라운드 1순위로 지명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네요.
 
이미 투수로서 한미 프로 구단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나성범이지만 최근에는 야수 전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네요. NC 초대감독으로 임명된 김경문 감독이 나성범의 외야수 전향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나성범은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다. 그러나 투타 모두 지켜보고 나서 외야수를 시킬 가능성도 있다. 투수와 달리 타자는 한 시즌 133경기를 다 뛸 수 있다. 나성범이 외야수로 성공한다면 우리 NC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팀에 스타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실제로 2008년 신인 지명서 나성범을 2차 4순위로 지명한 이효봉 스카우트(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당시 투수보다 외야수로서 가능성을 더욱 높게 샀습니다. 투수 출장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도 있습니다만 강한 어깨와 좋은 컨택 능력, 빠른 발까지 갖춘 5툴 플레이어의 면모를 비췄던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투수로의 본격 전향 가능성도 잠재했지만 이 해설위원은 당시 나성범을 외야수로 호명했습니다.  
 
"2008년 고연전 정기전을 직접 본 적이 있다. 그 당시 나성범의 공이 정말 좋더라. 근데 2학년 때 어디가 아팠는지 투구 동작이나 공이 나빠졌더라".
 
뒤이어 김 감독은 "투수를 시켜보다 기대만큼 안 되면 타자 전향을 권유할 수 있다. 코치와도 상의해볼 문제지만 중요한 것은 선수 본인의 의사다"라고 밝혔습니다. 일단 선수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지만 감독은 나성범이 외야수로 뛰어주길 내심 바라고 있었습니다. 장충고를 지도하며 나성범의 경기 모습을 상대편에서 봐 왔던 유영준 NC 스카우트 또한 "선수 본인이 투타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학창 시절 주로 뛴 포지션과 달리 프로에서 다른 위치로 나서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넥센 좌완 유망주 금민철은 동산고 시절 발 빠른 외야수로도 활약했으나 2004년 대붕기 결승서 용마고 조정훈(롯데, 공익근무 중)과 불꽃 튀는 투수전을 펼친 뒤 투수로 두산에 입단했습니다. 올해 말 경찰청을 제대하고 삼성에 복귀할 예정인 좌완 조현근도 대구 상원고 시절 발 빠른 톱타자로 활약했네요. 나성범의 경우는 이들과 정반대의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성범이 과거 투타를 겸업하려다 실패를 맛 본 박노준(전 히어로즈 단장)과 같은 케이스가 되지 않겠지요. 나성범의 외야 전향 가능성 대두는 그가 가진 야구 재능이 얼마나 좋은 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NC에 합류할 나성범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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