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일 NC 대표, "FUN한 야구 바란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07 10: 56

"뻔한 야구가 아닌 FUN한 야구를 기대합니다".
 
야구 전문기자에서 포털사이트 야구팀장. 그리고 이제는 새롭게 태동한 프로야구단의 대표이사직으로 취임했다. 이태일 NC 다이노스 구단 대표이사가 팀이 재미있는 야구를 통한 관중동원을 바랐다.

 
이 대표는 6일 김경문 감독의 취임 공식 기자회견서 이상구 단장과 함께 자리했다. 이 대표는 김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한 데 대해 "김 감독의 능력을 믿었다. 선수단 운용의 전권을 감독님께 맡기고자 한다"라며 무한한 신뢰감을 보여줬다.
 
"도전과 믿음이 김 감독 야구의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와 두산 감독 시절 보여주신 도전 정신. 그리고 선수들을 믿고 키워내신 배경을 믿기 때문에 NC에서도 김 감독 스타일의 야구를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 그만큼 구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지원은 최대한 할 것이다. 외국인 선수와 프리에이전트(FA) 영입, 신인 발굴 등 선수 수급과 관련해서 최대한 지원하겠다".
 
해체 후 선수단 승계-창단이라는 절차를 밟은 SK, 히어로즈와 달리 NC는 무에서 유가 된 순수한 신생팀이다. 그만큼 그들의 야구 색깔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직 도화지에 기본적인 그림 개요 조차 구축되지 않은 것과 같다. 그만큼 이 대표의 기대감도 남달랐다.
 
야구기자로 재직하던 시절 이 대표는 2004시즌 좌익수 뜬공에 1루 주자로 출루했다가 2루까지 태그업에 성공한 LG 이용규(현 KIA)의 센스를 높이 평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화끈한 공격 야구와 에이스를 앞세운 막강한 투수력의 야구도 매력적이지만 상대의 허를 찌르는 이용규의 순간적인 재치를 칭찬한 대목이 기억 나 그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아, 그거요.(웃음) 사실 제가 어렸을 적 동네 야구를 할 때 후보 선수였어요. 잘 못했으니까.(웃음) 그래도 발은 빨랐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네요".
 
뒤이어 이 대표는 "NC가 뻔한 야구가 아닌, 재미있는 FUN한 야구를 하길 바란다"라며 의미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신생팀인 만큼 2013년 1군 가세와 함께 압도적인 전력으로 상대를 제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 그러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재치있는 야구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으면 한다는 대표의 바람이었다.
 
어쩌면 이는 김 감독의 야구 스타일과도 맥을 같이 한다. 두산 시절 김 감독은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오재원 등 발 빠르고 젊은 선수들을 중용해 한 베이스 더 가는 '발야구'를 팀 컬러로 채택해 큰 재미를 보았다. SK와 함께 두산은 '발야구를 잘 하는 팀이 성적도 좋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NC는 이전부터 있던 밭을 넘겨받은 것이 아니라 아직 아무것도 확실히 심지 않은 상태에서 씨를 뿌리는 단계에 있다. 그만큼 NC라는 팀은 어떻게 성장하고 번성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김 감독에 대한 신뢰감을 거듭 확인시킨 이 대표는 NC의 재미있는 야구를 더욱 기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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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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