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풀백, 오히려 독이 됐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9.07 09: 09

세계 축구의 흐름을 살펴보면 좌우 풀백의 공격적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포백 포메이션이 대세인 최근, 좌우 풀백들은 공격시에는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진의 숫자를 늘려주며 수적으로 상대에 밀리지 않게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좋은 개인기와 드리블을 갖춘 풀백들이 많아 공격에서도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국 축구도 포백 포메이션을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일본전까지만 해도 김영권을 좌측 풀백으로 기용하며 변형 스리백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포백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김영권을 기용할 당시 오른쪽 풀백 차두리가 공격적으로 나갈 때 수비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맡긴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2일 레바논전과 7일 쿠웨이트전에는 왼쪽 풀백으로 홍철을 기용했다. 김영권의 기용으로 수비의 안정화를 택하기 보다는 홍철의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력의 극대화를 택한 것이다. 일단 레바논전에서 홍철은 합격점이었다. 계속되는 오버래핑으로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했고, 박주영의 결승골도 도왔다.
그렇지만 쿠웨이트전에서는 그의 오버래핑이 문제가 됐다. 정확히 말하면 레바논은 약팀이었고, 쿠웨이트는 그렇지 않았다. 또한 홍철의 공격력은 합격점이지만 수비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세계적인 흐름이 풀백들의 공격 가담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본은 수비다. 수비가 된 이후 공격을 가담해야 하는 것. 그렇지 못할 시에는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풀백들의 수비를 도와주는 것이 그 흐름이다. 즉 풀백의 공격을 살리고자 한다면 포어 체킹은 필수라는 말이다.
그러나 쿠웨이트전에서 대표팀은 그렇지 못했다. 홍철의 수비는 불안했고 포어 체킹은 사라졌다. 당연히 수비가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비단 쿠웨이트전만이 아니다. 0-3 대패를 당하며 '삿포로 참사'라고 불렸던 지난달 일본전에서도 왼쪽 풀백은 불안했다. 그러면서 수비 전체가 흔들려 3골이나 내주게 됐다. 당시에도 왼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된 이근호의 포어 체킹이 없었고, 김영권과 박원재의 예상치 못한 부상이 대표팀을 흔들었다.
분명 세계 축구의 흐름은 풀백들의 과감한 공격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기본인 수비가 되지 않을 시에는 공격적인 풀백은 독이 된다. 아니면 조광래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포어 체킹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월드컵 3차 예선에 돌입한 조광래 감독으로서는 빠른 해법을 내놓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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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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