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스트라스버그, 1년만의 복귀전서 5이닝 4K 무실점 호투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07 11: 01

지난해 8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MLB) 워싱턴 내셔널스 팬들은 꿈을 잃었다. '특급 괴물' 투수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3, 우완)가 경기 중 공을 던지 오른쪽 인대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7일 워싱턴 홈구장인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 등번호 '37번'이 선명하게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스트라스버그가 마운드에 나타났다. 관중들은 또 다시 열광했다.
괴물은 괴물이었다. 스트라스버그가 7일 LA 다저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여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스트라스버그는 투구수 56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40일 정도로 제구가 좋았고, 포심 패스트볼은 최고 99마일(159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이날 구위와 기록만 놓고 봐도 스트라스버그는 오른쪽 팔꿈치 토미존 수술(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지 1년여만의 복귀전에서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괴물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증명했다.
스트라스버그는 지난해 8월 22일 필레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회 드미닉 브라운을 상대하며 갑자기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진단 결과 인대가 끊어져 LA로 건너가 루이스 요컴 박사로부터 수술을 받았다. 요컴 박사는 지난 5월 LG 트윈스 봉중근의 인대 접합 수술을 집도한 이 부분 최고 권위자다.
사실 토미존 수술은 강한 볼을 반복해서 던져야 하는 투수들에게는 직업병과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투수들이 한번쯤은 수술을 하거나 참고 던진다. 스트라스버그의 경우 아직 젊어 완벽한 치료를 받은 뒤 재활까지 마치고 1년 만에 복귀할 수 있었다.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마운드에 오른 스트라스버그는 첫 타자 디 고든에게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후속타자 제임스 로니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데 이어 '30-30'의 주인공 맷 켐프와 후안 리베라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스트라스버그는 1회부터 주무기인 강속구를 과감하게 뿌렸다. 그는 고든과 로니를 상대로 두 차례나 97마일(156km)를 뿌렸다.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구사한 80마일(129km)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위기를 잘 넘긴 스트라스버그는 4회 2사 후 리베라에게 중전안타를 맞기 전까지 무려 11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로 처리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였다.
투구수 조절에 성공한 스트라스버그는 5회에 마운드에 올라 애런 마일스, 로드 바라하스, 그리고  저스틴 셀러스까지 깔끔하게 막고 3-0으로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상태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구원투수들의 난조로 동점이 되면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비록 스트라스버그는 복귀전에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승리 보다 값진 선물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99마일(159km)를 던져도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워싱턴 팬들에게 다시금 꿈을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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