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아찔한 장면에 우려를 나타냈던 감독. 그러나 감독은 뒤돌아서며 불굴의 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초대 감독이 앞으로 함께할 선수들의 근성을 바랐다.

지난 6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NC 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김 감독은 7일 팀의 제2차 트라이아웃 마지막날 청백전을 지켜봤다. 선수들은 이날 A-B조로 나뉘어 10이닝 연습경기를 펼쳤다.
경기가 후반에 돌입한 순간. A조 2루수로 경기에 나서던 테스트 선수 김동규(전 SK)는 타석에서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오른 무릎 옆을 맞고 쓰러졌다. 통나무가 쓰러지듯 넘어진 뒤 맞은 부위를 부여잡고 사시나무 떨듯 고통을 호소한 김동규를 향해 대기하고 있던 인근 병원 의료진이 달려나갔다.
홈플레이트 뒤 간이 백네트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 감독과 NC 스카우트진 또한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김동규를 지켜봤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테스트에 나선 선수들 모두 전 소속팀에서 낙마하거나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외면당한 존재들이었다.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에서 아찔한 장면이 나온 만큼 누구나 우려를 나타나게 마련.
더욱이 김동규는 SK서 오른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인해 수술과 함께 입단 2년 만에 방출된 전력의 선수. 야구 위기를 가져온 부상 전력 부위에 공을 맞았으니 내막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그를 안쓰럽게 지켜봤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김 감독은 뒤돌아서며 한 마디를 던졌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우리 팀에서 성공하려면 저 정도는 이겨내야 한다". 이 말이 있은 후 김동규는 옷을 털고 일어난 뒤 다음 이닝과 그 다음 이닝 수비까지 그대로 소화했다.
김 감독 또한 공주고 3학년 시절 대전고와의 지역 예선서 상대 타자의 알루미늄 배트에 뒷머리를 강타당해 5일 간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메는 위기를 맞았던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김 감독은 15년 더 야구 선수로 활약했다. 단순한 아픔만이 아닌 두려움까지 이겨내며 더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이어왔던 김 감독이다.
"우리는 프로 구단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시작하는 팀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 선수들 면면이 기존 구단 선수들에 비해 우위를 갖춘 것은 아니다. 형님들의 벽을 넘어서려면 더 많은 훈련량과 더 뜨거운 투지로 이겨내야 한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NC가 선발할 선수들은 약 10여 명. 이들은 모두 프로 무대에서 외면당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 친구들 중 스타가 나와야 한국 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다"라며 테스트 선수들 중에서 '흙 속의 진주'가 나타나길 기대했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이 가장 강조한 점은 절대 쓰러지지 않는 근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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