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 무덥지 않느냐는 인사말이 엊그제까지 오고 간 것 같은데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졌다. 아침저녁 날씨만으로 봐서는 가을이라 해도 무색치 않다. 일교차가 커져 일 년 중 건강관리에 가장 주의해야 할 시기다.
기온만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 지구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에 여름에서 가을, 겨울로 넘어갈 수록 태양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며 일조량이 줄어들게 된다. 그 영향으로 인체 내에서는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호르몬 중에서도 특히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때문에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성인 남성에게서의 테스토스테론 증가는 탈모를 일으키지만 청소년기의 남학생들에게는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를 가속화 시켜 키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가 빨라지면 성장기가 일찍 끝나 최종 키가 작게 되기 때문인데 이미 사춘기가 온 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성조숙증의 위험성이 높은 학생들도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
성조숙증이란 성호르몬 분비 시기가 평균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증세를 말한다. 아동기에는 또래보다 오히려 키가 크고 발육이 빠르지만 성호르몬 분비 시기가 빠르다보니 그만큼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앞당겨져 조기에 성장이 끝나 최종 키가 작아지게 된다.
이에 대해 성장클리닉과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박기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여학생의 경우 30kg, 남학생의 경우 45kg 정도가 되면 사춘기, 즉 성호르몬의 분비가 시작되기 때문에 여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가슴에 멍울이 생기는 등 성징이 나타나거나 30kg 이상이 되면 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장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남학생에 있어 가을철은 남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지 않도록 충분하게 햇볕을 쬘 수 있도록 실외에서 놀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서는 물론 뼈를 단단하게 만드는 비타민 D가 햇볕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키가 훤칠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키가 다 자랄 때 까지 먹을거리에 신경 써야 하며, 아이가 아이답게 충분히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해 주는 노력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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