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에 맞는 순간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좌측 펜스를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타자는 배트를 집어 던지며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1승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역전 3점 홈런포였다.
LG 트윈스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1-2로 뒤지던 8회 정성훈의 역전 3점포 덕분에 4-2로 짜릿한 역전승을 연출했다. 이틀 연속 두산에 역전패를 당했던 LG가 이번에는 역전승으로 되갚았다.
승리를 거둔 5위 LG는 54승1무58패를 기록하며 다시금 4위 SK를 추격했다. 6위 두산과 승차도 다시 2경기 반 차로 달아났다. 반면 최근 5연승을 달리던 두산은 49승2무58패를 기록했다. 스윕까지 노렸던 두산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로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LG 선발 벤자민 주키치는 최근 2달 동안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아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6일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된 아들 라일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호투했다. 두산 선발 김상현도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예상 밖으로 호투했다.
이 때문에 선취점도 5회가 되어서야 두산이 뽑아냈다. 두산은 선두타자 양의지가 주키치를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윤석민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8번 손시헌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1-0으로 앞서갔다. 주키치는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가운데 높게 들어가면서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후에도 양팀은 팽팽한 투수전을 전개했다. 특히 LG는 6회까지 김상현에 2안타로 꽁꽁 묶였다.그러나 4번 박용택이 7회 1사 후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141km 직구를 끌어당겨 시즌 14호 홈런을 폭발시켰다. 덕분에 LG는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두산은 8회 2사 후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곧바로 점수를 뽑아내 다시 앞서 나갔다. 2사 후 이종욱의 우전안타에 이어 2번 오재원이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2-1로 다시 앞서나갔다.
LG는 또 다시 패전의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김태완이 볼넷과 조인성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에서 오지환이 스리 번트를 성공시키며 1사 2,3루를 만들었다. 박종훈 감독으로서는 최근 작전이 실패하자 스리 번트라는 강수를 뒀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1번 정성훈이 두산 구원투수 정재훈의초구 135km 가운데 높은 직구를 힘차게 끌어 당겨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 역전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4-2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성훈은 올 시즌 9호 통산 114호 홈런을 기록했다.

LG 선발 주키치는 7⅔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7피안타 1사사구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으나 태어난 지 한달 된 아들 라일리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등판한 경기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주키치에 이어 구원 등판한 임찬규는 시즌 9승째를 올렸다. 임찬규는 8회 2사 2루 위기 상황에 등판해 김현수를 1루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행운의 승리를 추가했다.
두산 선발 김상현은 7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여 3피안타 1사사구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으나 구원투수들의 난조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고구속 145km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해 다음 등판에서 기대감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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