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31)이 위기의 LG 트윈스를 살렸다.
정성훈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1-2로 뒤진 8회 역전 스리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4-2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정성훈의 홈런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배트에 맞는 순간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쭉쭉 뻗어나갔다. 정성훈은 배트를 집어 던지며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타구는 125m를 뻗어 나가 좌중간 펜스 중단에 떨어졌다. 1승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역전 3점 홈런포였다.

무엇보다 정성훈은 현재 몸이 많이 지쳐있다. 그리고 아프다. 정성훈은 지난 3일 잠실 롯데전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왼 발등을 맞고 걸음을 걸을 때도 통증을 느낀다.
이 때문에 지난 6일 두산과 3연전 첫 경기에서는 선발로 출장하지 못했다. 대타로 나섰지만 허무하게 배트가 허공을 가르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위기에 빠진 LG는 7일 두산전에 정성훈을 선발로 출장시켰다. 그러나 정성훈은 여전히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기에 최고의 스윙을 하지 못했다. 통증이 느껴져도 애써 참았다.
8일 경기에서도 아픔을 참고 1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정성훈은 1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후 두 타석에서는 출루를 하지 못한 정성훈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정성훈은 두산 구원투수 정재훈의 초구 135km 가운데 높은 직구를 힘차게 끌어 당겨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 역전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4-2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성훈은 올 시즌 9호 통산 114호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 후 정성훈은 "홈런 친 공은 직구였는데 가운데로 몰린 것 같다. 한 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승리를 거둔 5위 LG는 54승1무58패를 기록하며 다시금 4위 SK를 추격했다. 6위 두산과 승차도 다시 2경기 반 차로 달아났다. 팀이 가장 위기 순간에 정성훈의 한방이 LG를 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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