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유격수 이대수(30)가 마침내 3할 타율 고지를 밟았다.
이대수는 지난 8일 목동 넥센전에서 9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대수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정확히 3할 타율에 등정했다. 올 시즌 처음 3할 타율 고지를 밟는 순간. 팀 내 최고 타율이자 타격 전체 14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23경기에서 정확히 5할 타율. 가히 경이적인 3할 달성이다.
이대수는 시즌 첫 10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치며 '깜짝' 홈런왕으로 화제를 모았다.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우며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로 변모했다. 그러나 4월 한달간 타율은 2할1푼1리. 당시 이대수는 "힘이 붙으니까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 그러나 안타를 많이 치면서 홈런이 나오면 좋은데 그렇지 않다.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자가진단했다. 한대화 감독도 "홈런보다 타율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4월말 어깨 부상으로 열흘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대수는 5~6월 두 달간 홈런은 2개밖에 없었지만 타율 2할6푼5리로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배트를 짧게 쥐고 정확하게 밀어치는데 주력했다. 그는 "시즌 초 홈런을 많이 치면서 나도 모르게 스윙이 커져 있었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스윙을 작게 가져가고 있다. 방망이 스타일도 바꿨다. 이제 홈런은 다쳤다"며 정확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7월 한 달간 39타수 8안타 타율 2할5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체력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7월을 마쳤을 때 이대수의 타율은 2할4푼1리.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그는 스스로를 더 강하게 단련시켰다. 경기 후 남아 스윙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했다. 그러자 8월부터 놀라운 반전이 벌어졌다.
8월5일 잠실 LG전까지 이대수의 타율은 2할3푼8리로 지난해 기록한 2할3푼2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이대수의 본격적인 몰아치기가 시작됐다. 8월6일 잠실 LG전 2안타를 시작으로 4경기에서 8안타를 몰아쳤다. 이어 8월14일 대전 두산전부터 25일 청주 삼성전까지 7경기 연속 안타와 함께 총 13안타를 폭발시켰다. 멀티히트 4차례에 3안타 경기 2차례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그는 "겨울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예기치 못한 고비도 있었다. 8월26일 대전 LG전에서 상대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159km 직구에 헬멧을 맞고 쓰러진 것이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이틀간 안타 생산이 멈췄다. 하지만 8월28일 대전 LG전 1안타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 경기까지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그 중에는 멀티히트 경기가 5차례나 있고, 2경기는 3안타 게임이다. 본격적인 안타 행진이 시작된 최근 23경기에서 74타수 37안타로 타율이 정확히 5할. 덕분에 한 달 사이에 타율이 무려 6푼2리나 상승했다. 경이적인 타율 상승이다.
이대수는 후반기 타율 4할5푼2리를 치고 있다. 2위 롯데 손아섭(0.351)보다 1할 가까이 높은 독보적인 1위. 이 기간 동안 볼넷 11개와 사구 1개로 출루율은 무려 5할2푼1리에 달한다. 2루타 6개와 홈런·3루타 하나씩 포함해 장타율도 0.583.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가 1.104로 독보적이다. 어느덧 시즌 타율 3할과 94안타로 첫 3할 타율과 100안타 달성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이제는 조금씩 골든글러브에도 욕심내 볼만하다. 그는 "팀 성적도 좋고, 잘하는 후배들이 많다"고 손사래치지만 지금의 타격감이라면 결코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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