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뜨지 않는다".
류중일 삼성감독은 풍성한 추석을 맞이하게 된다. 2위 롯데와 5.5경기차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경기에 변수가 남았지만 사실상 정규리그 우승을 떼놓은 당상이다. 8개 구단 감독 가운데 이번 추석의 보름달이 가장 커보이는 승자가 됐다.
그러나 류감독은 "날씨 예보를 보니 이번 추석에 보름달이 뜨지 않는다고 하네요"라는 현답을 내놓았다. 샴페인을 터트리기엔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에서는 2년전인가 8~9경기차도 뒤집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니 아직 승부는 모른다"고 말했다. 방심하지 않게 차분하고 철저하게 잔여경기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면서도 올해 삼성의 1위 비결로 투수진 운용과 초반 강팀과의 승부를 이야기했다. 그는 "4월 마운드 형편을 보니 가슴이 답답했다. 선발진도 그렇고 중간투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장원삼도 아팠고 중간투수 권혁도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도 6선발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선발투수들을 오래 끌고가면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것이다. 특히 초반 강팀들과 많이 만났는데 어떻게든 5할 승부만 하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4월 +3승이 됐을때도 앞으로도 매월 +3승씩만 하자고 계산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원삼과 권혁이 5월 중순부터 돌아왔고 6선발진을 돌릴 수 있었다. 우리는 투수 가운데 부상선수가 없다. 아마 유일하게 선발진에 구멍이 나지 않는 팀이 우리일 것이다"며 마운드의 건재함이 1위의 비결임을 설명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펑펑 터지지 않는 타선이다. 그는 KIA 타선과 비교하면서 "한 방으로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한다. 타선의 연결이 뚝뚝 끊긴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필요한 점수는 뽑지만 시원스러운 공격력으로 편안한 경기를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시리즈를 염두에 둔 듯 한 발언도 했다. 그는 "큰 경기에서는 윤석민과 같은 상대 에이스를 집요하게 공략하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상대의 원투펀치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들을 잡아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잔여시즌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한국시리즈대한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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