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올 시즌 선발투수로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킨 두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29)와 레다메스 리즈(28)에 대해 재계약 의사를 표현했다.
LG 백순길 단장은 9일 오후 OSEN과 전화통화에서 "주키치와 리즈 모두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말한 뒤 "아직 재계약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구단에서 이들에게 재계약 의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백 단장은 "우리가 이들과 재계약을 하는데 전제 조건이 있다"라고 말하면서 "둘 다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조건이 올 경우 LG보다 메이저리그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이 아니며, 우리로서는 재계약 의사가 있음을 선수들에게 전달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주키치와 리즈는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해 시즌 내내 위력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먼저 주키치는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8승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 중이다. 주키치는 전반기에 6승을 기록했으나 후반기 2승에 그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2패로 조금은 부진한 모습이지만 8일 잠실 두산전에서 7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컨디션을 회복해가는 중이다.
무엇보다 주키치는 직구 최고구속은 145km에 불과하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커브, 컷 패스트볼, 그리고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구사해 한국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팀 타선과 불펜 투수들이 조금만 더 도와줬다면 충분히 현재 10승 이상을 거뒀을 것이다.
리즈도 올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9승12패 평균자책점 3.89를 마크하고 있다. 리즈는 불같은 강속구를 자랑하며 지난 8월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최고구속 161km를 기록하며 30년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빠른 볼을 던진 사나이가 됐다.
빠른 공을 던져 주키치보다 제구력은 떨어지지만 직구의 위력 하나 만큼은 국내 최고라는 평가다. 161km를 던진 날 리즈의 공을 뒤에서 지켜본 최규순 주심도 "직구 위력 하나 만큼은 오승환보다 뛰어나다. 무서울 정도였다"고 말할 정도다.
사실 주키치와 리즈의 조합은 최고의 선택이다. 좌완 기교파인 주키치와 우완 빠른볼 투수 리즈는 뚜렷한 자기 무기가 되어 상황과 상대에 따라 전략적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주키치와 리즈 수준의 투수를 쉽게 찾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LG도 이들과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행과 더불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는 일본행에 대해 백 단장은 "둘 다 일본에는 별로 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지진에 대한 우려가 있어 만약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지 못할 경우 한국에 남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LG와 재계약을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과연 LG는 주키치와 리즈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일단은 정규시즌 일정이 남아있고, 4위 탈환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은 시점인 만큼 정규 시즌을 마친 뒤 재계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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