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리터 장착' 김상현, "사실 처음 던진 것"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9.09 16: 39

"특별히 연습한 것도 없었어요. 그냥 경기 전에 세 개 정도 던진 것 뿐이랄까".
 
직구-슬라이더-커브 세 가지 구종을 주로 삼던 투수의 신무기. 그것은 예전부터 훈련했던 구종이 아니라 경기 당일 시험삼아 던져봤던 공이었다. '김지토' 김상현(31. 두산 베어스)이 '김실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상현은 지난 8일 잠실 LG전서 7이닝 동안 3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팀이 2-4로 역전패하며 시즌 4승에는 실패했으나 만만치 않은 LG 타선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린 것은 분명 높게 살 만 했다.
 
특히 이날 김상현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스플리터를 던지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직구 구속은 예년에 비해 느려졌으나 이 스플리터는 직구와 5km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승산이 있었다. 130km대 중반의 슬라이더와도 궁합이 잘 맞았다.
 
그런데 이 스플리터는 김상현이 이전까지 연습 때도 던지지 않았던 공이다. 김상현은 하루 만에 장착한 신무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었다.
 
"전혀 던져본 적이 없는 공이에요. 그냥 손가락만 벌렸을 뿐이고 경기 전에 한 세 개 던졌나. 그런데 경기 때 (양)의지가 그 구종을 사인내더라구요. 그래서 던졌는데 재미를 본 거지요".(웃음)
 
2007시즌 팀의 1군 주력 투수로 떠오르며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웠던 김상현은 팬들로부터 배리 지토(샌프란시스코)의 커브와 비교되어 '김지토'라는 별명을 얻었던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플리터로 재미를 보았다. 스플리터로 재미를 본 대표적인 투수로는 2004년 월드시리즈서 핏빛 투혼으로 알려진 커트 실링(전 보스턴)이 있다.
 
뒤이어 김상현은 "요즘은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어제(8일)는 긁히는 감이 조금 아쉽더라"라며 다음 경기서 더 나은 호투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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