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또 아낀다.
한화가 '괴물 에이스' 류현진(24) 보호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8일 목동 넥센전에서 72일 만에 선발 복귀전을 가졌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9승(7패)째를 거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경기 중반부터 볼 스피드가 상승했다. 일말의 불안감을 안고 있던 한화로서는 고무적인 복귀전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다음 선발등판 날짜가 확실치 않다. 한대화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정상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할 것이다. 언제 나올지는 비밀"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말까지 2연전씩 모든 일정이 잡혀있지만 언제 등판할지 확실하게 정하지 않았다. 굳이 상대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류현진의 몸 상태. 한 달간의 재활을 통해 복귀를 결정했지만 굳이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다.

한대화 감독은 "한 번 아팠던 선수이기 때문에 언제 다시 아플지 모른다. 정상적으로 내보내는 것이 무리"라고 말했다. 지난 6월28일 문학 SK전에서 처음 왼쪽 등 견갑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이후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 제외되며 두 달 넘게 선발 로테이션에 빠져있었다. 특히 1차 복귀 시기였던 지난달 2일 대전 롯데전에서 투구 도중 다시 견갑골 통증이 재발돼 한 달간 재활군에서 치료한 바 있다.
넥센전에서도 류현진은 1회부터 3회까지는 힘을 실어 던지지 않으며 몸 상태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회부터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았는지 볼 스피드가 상승하고 공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류현진 스스로도 "거의 두 달만의 등판이라 경기 초반 몸 상태에 많이 신경을 썼다. 1회부터 3회까지 천천히 던졌는데 중반부터 스피드를 올린 게 좋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날 경기 후 통증은 전혀 없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류현진의 몸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코치는 "감독님이나 저나 항상 현진이의 몸 상태를 염려하고 체크한다. 첫 선발등판에서 결과도 좋았지만 현진이가 통증없이 던졌다는 것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코치는 "감독님께서 누구보다 현진이 건강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신다. 섣불리 욕심 내면 선수 개인의 건강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렇다"며 "앞으로도 하루하루 상태를 보고 상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한화를 넘어 한국 야구의 보물이다. 한화 코칭스태프도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류현진의 건강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당장의 승리보다 그의 건강한 모습이 훨씬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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