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치, "아직 LG와 재계약 사인 안 했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10 07: 40

LG 트윈스로부터 적극적인 재계약 제안을 받은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29)가 사인은 하지 않았지만 심사숙고하고 있음을 밝혔다.
주키치는 최근에 구단관계자를 통해서 내년 시즌에도 한국에서 뛸 의향이 있는지를 들었다.
지난 7일 잠실에서 OSEN과 만난 주키치는 "구단이 재계약과 관련해 내 의사를 물었다"고 말한 뒤 "일차적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제안이 올 경우 한국에 남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주키치는 "만약 메이저리그 계약이 쉽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을 경우 LG에 남을 의향도 있다"면서 "구단에서도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갖고 이야기 한 것이 아니었다. 서로간의 의견을 들었고, 나 역시 마음이 있다는 정도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주키치는 흙 속의 진주와 같은 존재다. LG 스카우트팀 내 데이터를 통해 지난해 발견한 주키치는 지난 2006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13라운드에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2007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된 뒤에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는 한 번도 서보지 못하다 LG에 입단하게 됐다.
LG 스카우트팀은 그와 계약하기 위해 미국 트리플A 경기도 수 차례 봤고, 지난해 윈터리그가 열린 베네수엘라까지도 찾아가는 열성을 보였다. 보통 한국 프로팀이 도미니칸리그에 집중할 때 발 품을 더 팔아 건진 수확이다.
외국인 선수로는 드물게 지난해 11월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부터 팀에 합류한 주키치는 직구 구속이 빠르지 않아 조금은 걱정을 했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국무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특히 주무기가 하나만 되도 충분하지만 주키치는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결정구로 구사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다.
덕분에 주키치는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8승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에 6승을 기록했던 주키치는 후반기에는 2승에 그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2패로 조금은 부진한 모습이지만 8일 잠실 두산전에서 7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서서히 자신의 컨디션을 찾아가는 중이다. 비록 지금 8승에 머물고 있지만 팀 타선과 불펜 투수들이 조금만 더 도와줬다면 충분히 현재 10승 이상을 거뒀을 것이다.
주키치도 LG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시아까지 날아왔지만 1년 가까이 팀원들과 함께하며 선수단과 잘 적응했다. 실력이 좋기 때문에 팀원들도 그에 대한 신임이 생겼다.
주키치도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은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집중하고 있는 만큼 재계약 여부는 추후에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 "조금 더 지켜보자"며 웃음을 보였다.
재계약과 관련해 LG 백순길 단장은 9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주키치가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아직 재계약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구단에서 이들에게 재계약 의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메이저리그에 가지 않는다면 우리와 재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LG로서는 주키치 수준의 좌완투수를 데려온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가능하다면 내년 시즌에도 주키치에게 LG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LG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agass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