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강호동이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여론은 물론이고 방송가까지 예상치 못한 쇼크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수년 간 '국민 MC'로 군림했던 그가 세금 과소 납부 문제가 불거진 지 불과 사흘 만에 충격적인 카드를 빼들고 말았다.
이번 강호동의 은퇴 결정은 사실상 동고동락하는 매니저 등 최측근과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 일부 제작진 외에는 기자회견 전까지 그 사실을 아는 이가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사흘간 그의 거취와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방송가 관계자들조차 갑작스런 은퇴 선언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던 것.
이 가운데 강호동과 함께 일을 했었거나 방송가에서 동고동락했던 현직 예능 PD들의 입장도 갈렸다. 어쩌면 그를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심정은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다.

A씨 "강호동 다운 선택"
가장 강호동 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평소 강호동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은퇴를 결정한 것에 대해 '강호동이라서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할 것이다. 강호동은 경상도 출신 40대 남성이다. 흔히 말해 나이가 든 시골 사람, 혹은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는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강하다. 남의 이목을 무척 신경 쓰는 사람이고. 이번 사태로 갑작스럽게 냉각된 주위의 시선이 많이 두려웠을 것이다.
B씨 "제작진 입장에선 이기적"
은퇴 선언에 대해 심정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그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의 제작진이나 시청자들 입장에서 본다면 강호동은 철저히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 KBS '1박2일'도 그렇지만 SBS '강심장'이나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특히나 '강호동 때문에' 존재할 수 있던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나. '강심장'은 아예 론칭 초기 강호동 때문에 '강심장'이었다. '무릎팍도사'도 그가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꼭 잠정 은퇴로 사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을지, 다른 방법들을 찾아 볼 순 없었을지 아쉽다.

C씨 "연예인에 특히 가혹한 잣대..예능 인재 잃었다"
법이나 여론이나, 흔히 말해 힘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유연하고 개방적이면서 유독 '딴따라'들에게 가혹한 잣대가 가해지는 현실이다.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 부유층에게는 관대한 것 같다가도 연예인이 연루되면 이토록 빡빡해질 수가 없다. 강호동 씨 일도 마찬가지다. 실상 사람들이 고의로든 실수든 세금을 과소 납부하고 적발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강호동이 적발 뒤 추징금을 안 내겠다고 소송을 한 것도 아니고 성실히 납부하겠다했는데 비난 여론은 막무가내였다. 어쨌든 예능 MC 양대 산맥을 이뤘던 한 사람이다. 인재를 잃는 일이다.
D씨 "분명히 컴백할 수밖에 없을 것"
지금으로서는 스스로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들끓는 비난 속에 더 이상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 '잠정'이란 단어는 결국 한시적이란 뜻 아닌가. 혹여 본인이 영구 은퇴를 결심했다고 해도 자숙기만 지나고 나면 이 바닥(예능계)에서 그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그의 복귀를 바라고 추진하는 제작자나 PD, 동료들의 움직임이 거셀 수밖에 없다. 물의를 빚었다가도 자숙한 후 컴백하는 다른 연예인들처럼 강호동 역시 분명히 컴백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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