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은퇴, 왜 한국예능계는 패닉상태일까?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1.09.10 09: 55

강호동의 돌연 은퇴 선언에 지상파 3사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강호동은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어떻게 뻔뻔하게 TV에 나와 웃고 떠들수 있겠습니까. 제 얼굴을 본들 시청자 여러분들이 어찌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습니까"라고 말하며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 강호동은 KBS '1박2일'을 비롯 MBC '무릎팍도사', SBS '강심장' '스타킹' 등 지상파 3사 4개 프로를 이끌고 있는 상태다.
 
강호동은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상의해 하차 시기를 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제작진에게 미리 은퇴 사실을 밝혔다고는 하나 후속 대책을 세운 프로그램은 그나마 ‘1박2일’이 유일해 보인다. ‘1박2일’ 측은 “강호동 없이 기존 멤버 5인으로 방송을 마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다른 프로그램들은 뚜렷한 후속 방안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방송가에서 들리는 이야기라곤 ‘당황’ ‘패닉’ 이런 단어들 뿐 이다.
강호동이라는 한 예능인의 은퇴 선언에 한국 방송계가, 아니 온 국민이 패닉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한국 예능계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람이 지상파에 맡고 있는 프로그램만 해도 8개에 달한다. 이 프로들 모두 주말 황금시대를 장악하고 있으며, 주중 중요 심야 예능 역시 이들이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강호동-유재석 영입이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의 출연은 시청률, 광고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된다.
문제는 이들을 대체할 만한 MC가 없다는 것. 통상적으로 방송 트렌드에 따라 1인자 자리는 몇 년에 한번씩 바뀌어 왔다. 하지만 유재석과 강호동이 예능계 1인자로 등극한 이후로는 아무도 그들의 자리를 넘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김구라나 이수근, 정형돈, 박명수 등이 대세로 떠오르긴 했지만 이들과의 간극은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유재석, 강호동이 오랫동안 1인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장의 시청률 때문에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려는 방송가의 노력이 적었던 탓도 크다.
이번 강호동 사태를 계기로, 방송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려는 노력을 다짐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제 2, 3의 강호동 사태가 생겼을 때 또다시 ‘패닉’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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