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56) 감독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9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전북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4라운드 원정 경기서 1-0, 2-1로 두 차례 리드를 잡았지만 지켜내지 못하고 2-4로 역전패를 당했다.
인천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패배였다. 인천은 최근 10경기 연속 무승으로 침체되어 있다가 지난달 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만들었다. 그 상승세를 이어 전북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 또한 최근 원정 6경기 연속 무승(4무 2패)의 좋지 못한 기록도 지우려 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두 차례 리드를 잡았지만 역전을 허용했다. 그만큼 전북은 강했다. 그렇다고 인천이 약했던 것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전북이 경기를 주도했지만 인천도 역습을 펼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2골이 그 증거다. 근래 보기 드물었던 좋은 경기력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컸다. 더군다나 결승골을 내주는 과정이 깨끗하지 못했다. 전북은 후반 33분 정성훈이 김동찬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터트렸다. 골을 만드는 과정은 문제가 없었다. 다만 그 전에 발생한 일에 허정무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났다.
허정무 감독은 인천이 전북의 공격을 차단하고 빠르게 역습을 펼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불만을 토했다. 엘리오가 후방에서 들어오는 패스를 보고 전북 진영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전북 수비와 몸 싸움을 벌인 장면을 지적한 것.
침투 패스를 받으려는 엘리오와 저지하려는 전북 수비는 몸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엘리오를 과도하게 밀어 제치며 전북 수비가 공을 가로챘다. 주심이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으나 파울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전북은 다시 공격을 전개, 바로 결승골을 넣었다.
허정무 감독은 "누가 봐도 완전한 파울이었다. 공을 뺏긴 상황에서 파울을 불지 않고 놓아두는 바람에 골로 연결됐다"며 강하게 심판을 질책했다. 단순한 파울이라면 넘기겠지만 승부를 가르는 골이 된 만큼 따질 것은 따져야겠다는 것이었다.
이어 "진 사람의 변명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서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판정으로 인해 결정적인 것들이 바뀐다면 선수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며 패배에 따른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정에서 나오는 항의라고 했다.
그렇지만 결과는 인정을 했다. 인천과 전북의 차이가 있다고 한 것. 허정무 감독은 "우리는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반면 전북은 마무리를 했다. 그것이 차이다"며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들이다. 그런 점에서는 좀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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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주=백승철 인턴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