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동력은 있는가.
갈 길 바쁜 KIA가 오히려 뒷걸음질 하고 있다. 잔여경기에서 2위를 목표로 필승의지를 드러냈지만 5연패의 늪에 빠졌다. 2위 롯데와 2.5경기차로 멀어지고 있다. 사실상 2위가 물건너간게 아니냐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역전 2위를 할 수 있는 동력원이 바닥이 났다. 마운드, 타선 모두 힘에 부친 모습이다.
▲선발 엇박자와 불펜부진

선발은 들쭉날쭉했고 중간투수들의 부진은 뼈아팠다. 8월30일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서재응이 6이닝 2자책점으로 막았지만 중간투수들이 막지 못해 역전패했다. 이어 9월1일 롯데와의 맞대결에서도 로페즈(6이닝 2실점)와 윤석민(3이닝 무실점)을 짝으로 내보내 2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지원 실패로 한 점차로 패했다. 6일간의 재충전 시간을 갖고 8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윤석민이 7이닝 4실점했으나 9회 중간투수가 무너졌다.
결국 부활 가능성을 보였던 로페즈마저 지난 9일 두산전 3⅔이닝동안 7피안타 6실점, 양현종은 10일 두산전에서 5안타 4볼넷을 허용하고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이날 3-3에서 손영민이 나섰지만 실점으로 연결된 사사구 2개가 뼈아팠다. 11일 경기 선발요원 서재응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지만 결승타를 맞고 무너졌다. 마운드에서 윤석민과 서재응을 제외하고는 제몫을 하는 투수들이 없는게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부실한 타선의 응집력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찬스를 만들면 해결사가 없다. 전반기에는 득점찬스에서 특유의 응집력을 과시했다. 해결사 이범호가 살아있었고 하위타선도 힘이 있었다. 그러나 찬스에서 응집력이 부실해졌다. 득점을 하더라도 절호의 추가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다시 뒤집혔다. 최근 5연패 과정에서 이런 장면들이 많았다. 지난 8일 광주 삼성전에서 최희섭의 스리런 홈런에 이어 1사3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3회 1사만루에서 병살타가 나오기도 했다.
김선빈과 김상현이 돌아왔고 이범호와 최희섭이 가세했지만 타선의 연결이 자주 끊기고 있다. 해결사 이범호의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선발출전이 어렵다. 김상현 최희섭의 장타력이 나오지 않는 점도 득점력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톱타자 이용규가 최근 5경기에서 21타수 5안타(.238)로 방망이가 무뎌졌다는 점도 연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타선의 톱니바퀴가 전혀 돌아가지 않고 있다.
▲반전의 동력은 있는가
KIA는 6일간의 재충전 기간동안 이틀의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보충에 안간힘을 썼다. 조범현 감독 부임 이래 이틀 훈련하고 하루 쉬는 일은 없었다. 그만큰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컸다. 재충전을 통해 14경기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내리 3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목표는 가물가물해졌다. 재충전이 경기력에 그다지 큰 도움을 주지 못한 셈이었다.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부상도미노와 선두를 내주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허탈감도 무시할 수 없다. 초반 앞서도 뒤집히는 경기가 많았다. 풀리지 않는 경기가 속출하다보니 허탈감이 더해진다. 더욱 문제는 마운드와 타선에서 반전의 동력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한번 해보자"는 희망을 외치기에는 5연패의 무게가 너무 크다. KIA가 남은 경기에서 기적을 바라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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