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조폭 코미디가 돌아왔다.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조폭 코미디 시리즈는 '가문의 영광'과 '조폭 마누라', 그리고 '두사부일체'. 명절과 연말 연시 대목 때마다 극장가에 나타나서 곶감 빼먹듯 알짜 수익을 올렸던 조폭 시리즈들은 모두 시리즈 3편을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리나 했더니 '가문' 시리즈가 먼저 좀비처럼 부활했다.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이다.
영화 관객들의 맹렬한 비난 속에 극장가에서 사라졌던 조폭 코미디가 돌아왔다. 시기도 딱 좋은 추석 대목이다. 지난 7일 개봉한 '가문의 영광4'는 4일동안 56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 오피스 1위를 질주하는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가문의 영광4'는 10일 하룻동안 25만명 관객을 끌어모아 사극 무협 '최종병기' 활'의 17만명을 멀리 뒤로 따돌린채 선두를 지켰다. 3위인 외화 '파퍼씨네 펭귄들' 부터는 7만명대로 뚝 떨어져서 선두 다툼과는 거리가 멀다.

조폭코미디의 부활은 예정됐던 일이다. 다만 숨을 죽이고 있었을뿐, 영화제작자들은 한국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장르로 조폭 코미디를 꼽고 있다. 한 편의 영화 안에 폭력과 눈물, 그리고 웃음을 한꺼번에 담아서 짬뽕처럼 얼큰하게 끓여내는 조폭 코미디가 한국인의 정서에 딱 맞다는 지적이다.
지난 3~4년간 극장가에서 조폭 코미디가 사라졌던 배경은 2000년대 초반 조폭 코미디의 인기 과열 속에 지나치게 많은 아류작들이 쏟아졌기 때문. '가문의 영광'과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등의 조폭코미디 영화들이 흥행 대박을 터뜨리면서 시리즈를 찍어내기 시작했고 이와함께 '달마야 서울가자' 등 소재만 바꾼 조폭코미디들도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며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과하면 넘치는 법. 200년대 초 중반 한 해에 십수편씩의 조폭코미디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당수는 수준 이하의 내용으로 관객을 실망시키면서 인기는 시들해졌다. 여기에 영화속 조폭의 등장이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는 비난까지 가세하면서 최근 몇 년동안 극장가에서 조폭코미디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와중에 시리즈 4편으로 복귀한 '가문의 영광'이 올 추석 최고의 흥행작으로 급부상하면서 한국영화계에는 다시 조폭코미디 제작 붐이 일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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