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우완 투수 엄정욱(30)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다.
1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만난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엄정욱에 대해 "물집이 자주 잡히기 때문에 투구수를 30개 정도로 조절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앞으로 선발보다는 불펜에 계속 대기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엄정욱은 지난달 30일 문학 LG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오른 엄지손가락 안쪽에 물집이 생기면서 3회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볼 쥐는 습관 때문에 자주 생기는 현상. 엄정욱은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던 지난 8일 문학 롯데전에 마지막 투수로 나와 1이닝 2탈삼진으로 무실점했다. 이 때만 해도 테스트 형식이 강한 것 같았지만 코칭스태프는 엄정욱을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SK 선발진은 계속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고든만이 선발 로테이션을 굳게 지키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윤희상, 이영욱, 고효준, 신승현, 큰 이승호 등이 선발로 나섰지만 완전한 확신을 갖기에는 부족함을 지니고 있다. 신인 임정우가 가세했지만 당장 선발진에 합류하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현(23)의 1군 복귀 시기도 미뤄진 상황이다. 지난 9일 당초 등판 예정이던 2군 경기 상무전이 우천으로 연기되면서 시뮬레이션 피칭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최일언 재활코치는 "아직 만족할 구위가 아니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에 이 대행도 "2군 경기에 한 번도 세운 뒤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SK의 가장 빠른 2군 경기는 오는 16일 송도 LNG 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전이다.
이밖에 야수들도 좋지 않다. 정근우는 아직 몸상태가 60~70%에 불과하다. 이 대행은 "한 번 더 아프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에 적극적인 스윙을 하지 못하더라"고 아쉬워했다.
최정은 오른쪽 무릎 근육(슬관절 내측부) 타박상으로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열흘 후 복귀가 가능한 만큼 충분한 휴식을 병행하고 있다. 박진만은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경기 중 슬라이딩을 하다가 수술한 왼쪽 무릎을 다쳐 물이 차오른 상태다. 포수 정상호도 허리가 좋지 않아 2군에서 최경철을 올렸다.
시즌 마지막까지 2위자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SK지만 험난한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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