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성의 꿈을 이룬 박주영(26, 아스날)이 학수고대하던 무대인 UCL(유럽챔피언스리)과 팀 데뷔전을 동시에 치르게 될까?.
박주영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끝난 스완지시티와의 2011~2012시즌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전격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경기 전 극적으로 워크 퍼밋(취업비자)을 받아 영국에 입국한 박주영은 벤치에서 대기, 후반 교체 출전이 예상됐지만 3명의 교체 선수에 포함되지 못해 아스날 데뷔를 미루게 됐다.

아스날은 이날 승리를 통해 올 시즌 EPL서 첫 승을 챙겼다. 예전의 위용은 온 데 간 데 사라진 아스날은 팀의 주축 선수들이 빠져 나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사미르 나스리, 가엘 클리시, 니클라스 벤트너는 임대로 이적했다.
그동안 팀 전력의 핵심이던 파브레가스의 이적은 아스날에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정확한 패싱력과 넓은 시야가 일품은 파브레가스는 아스날 공격의 핵심이었다. 그런 그가 없는 중원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나스리의 경우도 측면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며 공격을 펼쳤던 존재이나 그의 공백이 아스날의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는 중.
주전들의 공백은 당장 팀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아스날은 스완지시티전이 열리기 전까지 리그 성적 1무 2패(승점 1점)로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2-8 대패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스완지시티와 경기를 앞두고 박주영의 출전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벤치에서 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박주영에 대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은 쿠웨이트와 A매치를 펼치고 온 박주영을 배려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데뷔전이 연기된 박주영은 EPL이 아닌 세계 최고의 클럽 무대인 UCL서 데뷔가 유력하다. UCL 플레이오프서 우디네세에 2연승을 거두고 본선에 진출한 아스날은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올림피크 마르세유(프랑스) 보르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F조에 속해 있다.
오는 14일 새벽 열릴 조별리그 1차전 상대는 보르시아 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가가와 신지를 앞세운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지만 UCL서는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도르트문트는 리그에 더 집중을 했던 상황. 현재도 리그에서 10위(2승1무2패)로 처져 있기 때문에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스완지시티전에 박주영을 내보내지 않았던 웽거 감독은 도르트문트와 경기가 굉장히 고민스럽다. 리그서도 주말에 블랙번과 원정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부족한 선수 구성 상 철저히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워크퍼밋을 받고 팀에 합류한 박주영을 UCL 원정경기에 출전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박주영이 14일 경기에 출전한다면 일본 대표팀의 신성 가가와와 맞대결도 신경 써야 한다. 가가와는 이미 도르트문트의 핵심선수로 자리 잡아 상대적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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