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YG는 게으른 천재 그냥 안둬요"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9.11 17: 09

YG 양현석 대표가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TV 오디션 프로의 심사위원 대열에 합류한다. SBS에서 12월부터 방송될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다. 연예인 등용문의 성격이 강한 기존 오디션 프로들과 달리 세계 시장에 도전할 K팝스타를 뽑겠다는 엘리트 코스를 지향하는 프로다.
양 대표는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빅뱅과 2NE1 등 YG의 대표 아이돌그룹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가 가장 주안점을 뒀던 게 사내 오디션이고 연습생들간의 치열한 경쟁구도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100% 모든 노하우를 보여주겠다. YG가 갖고 있는 좋은 시스템들을 가까이 있는 널리 알려서 조금이라도 더 발전된 시스템을 보급할 수 있다면 K팝 발전을 더 가속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NE1의 일본 진출에 앞서 양 대표를 만나 그만의 스타 키우기 노하우를 들었다.
양 대표의 YG 연습생 선발 방식은 단순 명쾌하다. 두 가지 뿐이다. 소문난 인재를 직접 찾아가거나 YG로 찾아오는 수많은 지망생 가운데 엄선하는 것이다. “YG도 소수 정예 주의에서 2011년부터는 연습생 선발을 늘렸다”고 했다. 아이돌그룹의 정상 빅뱅과 걸그룹 2NE1의 대성공으로 회사 규모가 빠르게 커가는 데 따른 미래 지향적 사고의 전환이란다. 앞으로는 오디션 방식의 연습생 선발에 좀 더 주안점을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G는 어떻게 보면 뛰어난 인재들을 거저 얻는 셈이죠. YG에 들어오기가 정말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온 동네에서 난다 긴다 하는 유망주들이 다 제 발로 찾아오니까요. 이번에도 공개 오디션을 계속 늘리는 이유가 2NE1을 데뷔시키고 나니까 연습생이 한 명도 없었던 거예요. 당시에는 2NE1의 네 명이 전부였었거든요. 지금 연습생은 40명가량 입니다. 아직은 오디션 통해서 뽑은 연습생보다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잘 한다고 소문난 친구들을 선발한 숫자가 더 많아요. 이들 중에서 물론 형식이나 음악은 완전히 다르겠지만 제 2의 빅뱅과 2NE1이 나올 겁니다.”
YG의 문을 두들긴 연습생 가운데는 원조 오디션 프로 '슈퍼스타 K2' 톱4 출신의 강승윤도 있다. "2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오직 강승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린 것이겠죠." 그가 언제쯤 데뷔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양 대표의 답변은 빠르고 간명하게 돌아온다. 한마디로 가수로서 완전한 준비를 갖추기 전에는 무대에 설수 없다는 강승윤 육성 방침이다. 이 같은 완벽주의는 YG 연습생 누구에게나 그대로 적용된다. 톱스타 반열에 올라선 지 오래인 세븐을 비롯해 빅뱅, 2NE1, 거미 등 선배 가수들도 예외 없이 밟았던 길이다.
강승윤은 사실 연습생 아닌 연습생이다. ‘슈퍼스타 K2’ 출연으로 이미 전국에 수많은 여성 팬을 확보한데다 SBS 드라마 '마이더스' OST '니가 천국이다' 등으로 음원차트를 휩쓴 경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도 양 대표는 "YG에 연습생으로 들어오기 전의 일들은 잊어야 한다. 강승윤이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조금 더 가다듬고 훈련해야할 단계임은 분명하다. YG는 강승윤에 대한 가요팬들의 기대가 큰 만큼, 철저히 훈련하고 단련시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재확인 했다.
 
어떤 가수 지망생들이 스타로 뜨고 어떤 가수 지망생들이 꽃 한 번 피어보지 못한 채 사그라지는 가에 대한 그의 구분은 명확하다. 과연 바닷가 모래알처럼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고 많은 지망생들 가운데 누가 가수로 살아남을까.
“노력으로 만들어진 재능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을 가진 친구들입니다. 딱 잘라서 말하면 주어진 애들이 살아남아요. 재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썩히는 애들이 많은데 100% 실패해요. 타고난 재능이 있으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자신의 재능을 더욱 열심히 갈고 닦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스타일이죠. 두 번째는 자기가 잘 하는 걸 알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는 연습생들예요. 물론 YG는 게으른 천재들을 방치하지 않아요. 빨리 도태시키거나 철저히 개조하는 겁니다. 저희의 시스템이나 성향이 좋다고 인정받는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양 대표의 엄격한 신인 조련은 흔히 스파르타 방식에 비유된다. 빅뱅 멤버들은 데뷔 전 연습생 시절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신의 성과물을 비디오로 찍어 양 대표에게 1대1로 점검받았고 단 한 마디 칭찬을 듣기 위해 일주일 내내 잠 잘 몇 시간을 아끼며 트레이닝 했다. 그런 후에 ‘리얼다큐 빅뱅’이란 서바이벌 촬영에 들어가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 가운데 한 명이 탈락하는 생존경쟁의 무한 지대를 철저히 체험했다.
“제가 칭찬에 인색하다고 하는데, YG 연습생이 열심히 하고 잘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저는 늘 그 가운데 부족한 걸 지적하는 악역을 맡아야 되는 거죠. 그런데 10대들은 마음 한 구석에서 항상 칭찬받는 걸 바라기 마련이죠. 저는 계속 나무라고 꾸짖으니 속은 상할테고...그래도 그 또래 어린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잘하는 걸 마냥 떠받들어주고 칭찬만 하면 제 자리에 안주할려는 경향이 있어요. 결국 연습생 때 고되게 트레이닝한 결과물들을 갖고 평생 가수하면서 다 써먹는 건데요. 진짜 가수가 되면 너무 바쁘기 때문에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아요. 연습에는 다 때가 있는 겁니다.”
 mcgwir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