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부활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넥센 14년차 우완 투수 김수경(32)이 다시 한 번 부활의 역투를 펼쳤다. 김수경은 11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10피안타 1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그러나 2-2 동점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김수경의 가장 최근 승리는 지난 2009년 9월13일 대전 한화전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더 이상 과거처럼 강속구는 없었다. 이날도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대부분 직구가 130km 중후반대에 그쳤다. 하지만 김수경에는 슬라이더라는 전가의 보도와 같은 무기가 있었다. 종으로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했다. 이날 그가 기록한 탈삼진 6개는 올해는 물론 최근 2년을 통틀어 가장 많은 것. 그 와중에 볼넷없이 사구 1개를 내주는 제구력을 보였다.

물론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롯데 타자들에게 안타 10개를 맞았다. 하지만 2실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위기 때마다 효과적인 완급조절과 결정구 슬라이더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이날 총 투구수는 108개. 지난 2009년 8월22일 목동 한화전에서 114개 공을 던진 후 무려 750일 만에 100구 이상을 던졌다. 길게 던질 수 있는 선발투수로서 예의 면모를 되찾은 것이다.
올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수경은 6월 중순 패전처리부터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 포함 올해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 특히 지난달 중순 선발 로테이션 합류 후 확실히 자리잡았다. 6경기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60.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 7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6일 목동 SK전 5⅓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3경기 연속 호투로 재기 가능성을 확실하게 알렸다.
그러나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지난 2경기 모두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렸다. 이날 경기에서는 타선이 득점 지원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닿을 듯 닿지 않는 승리. 그래도 김수경은 완벽히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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