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헛심만 빼고 말았다.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는 11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를 펼쳤지만 결국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롯데는 시즌 다섯 번째 무승부(62승 51패), 넥센은 시즌 두 번째 무승부(44승 67패)를 기록하게 됐다.
선취점은 넥센의 몫이었다. 넥센은 1회 선두 타자 장기영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2번 김민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유한준의 안타, 박병호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맞았다. 여기서 코리 알드리지의 중전 안타가 나오며 넥센은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1사 2,3루 기회에서 강정호가 내야 땅볼, 송지만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허도환 역시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 초반 송승준을 무너뜨릴 기회를 놓쳤다.

롯데는 3회 반격을 펼쳤다. 선두 타자 9번 양종민이 중전 안타로 살아 나가자 전준우가 우전 안타로 화답했다. 무사 1,3루. 그리고 최근 방망이가 가장 뜨거운 김주찬이 1타점 중전 안타를 기록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손아섭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전준우가 홈을 밟아 동점을 이뤘다. 하지만 이대호가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데 이어 1루 주자 손아섭이 도루에 실패하며 공격의 맥이 끊겼다.
롯데는 4회 선두 타자 홍성흔이 시즌 2호 3루타를 작렬하며 역전 기회를 맞았지만 강민호의 내야 땅볼 때 무리하게 홈으로 파고들다 아웃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양 팀 타선은 롯데 송승준과 넥센 김수경의 호투에 막혀 7회 까지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해 2-2로 맞선 채 8회 경기 종반으로 진입했다.
연장 10회 롯데는 경기를 끝낼 기회를 맞았다. 선두 타자 황재균이 좌측 펜스를 맞추는 대형 2루타를 작렬시켰으나 양종민이 보내기 번트에 실패했다. 이어 전준우의 볼넷이 나왔으나 김주찬의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해 병살 플레이로 연결되는 등 불운이 겹쳐 아쉬움을 남겼다. 넥센 역시 연장 12회 마지막 기회에서 1사 1,2루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롯데는 12회 마지막 공격에서 2사 1,2루 끝내기 찬스를 가졌으나 전준우의 잘 맞은 공이 1루수 정면으로 향하며 무승부로 승부를 마쳤다.
양 팀 선발은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롯데 선발 송승준(31)은 7이닝동안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달 28일 목동 넥센전 이후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다.
이날 송승준은 경기 초반 직구 제구에 애를 먹었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놓고 포크볼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볼배합을 주무기로 삼는 송승준은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자 포크볼 위력 역시 반감됐다. 그렇지만 중반으로 가며 직구 구위가 살아나며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의 위력도 동시에 증가했다. 넥센 타자들은 송승준의 공을 맞추기에 급급했다.
'돌아온 에이스' 넥센 김수경(32) 역시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김수경은 7이닝 10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 이후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피안타는 많았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볼넷을 단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관록있는 피칭으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향후 전망을 밝게 한 왕년의 에이스의 역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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