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전문’ 따로 있고 ‘왕 전문’ 배우 따로 있다?
다른 이의 삶을 사는 배우들은 캐릭터에 따라 극과 극의 신분을 체험한다. 배우 김태우처럼 아역부터 성인 연기자로 거듭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자, 왕 등 사회 최고 지도층의 역을 연달아 맡는 배우가 있는 반면 남극, 동티모르 등 오지에서 촬영한 작품이 유독 많아 ‘오지전문’ 배우란 웃지 못 할 타이틀을 다는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배우는 바로 박희순. 오지에서 촬영한 ‘10억’, 동티모르를 배경으로 한 ‘맨발의 꿈’ 등 ‘오지전문’ 배우였던 박희순은 29일 개봉을 앞둔 ‘의뢰인’에선 냉혈 검사로, 최근 크랭크업한 ‘가비’에선 고종으로 분하며 최근작을 통해 신분상승의 꿈을 이뤘다.

권상우는 최근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으로 넘어오면서 신분하락을 경험한 케이스.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마라 ‘대물’에서 정의파 검사 ‘하도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권상우는 지난 7일 개봉한 ‘통증’에선 무통증 사나이 ‘남순’으로 변신, 시종일관 두들겨 맡으며 돈을 버는 비루한 남주인공으로 분했다.
조각미남 장혁 역시 드라마 ‘마이더스’에서는 뛰어난 두뇌게임을 펼치던 금융전문가로 등장했지만 개봉을 앞둔 ‘의뢰인’에서는 시체 없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전락했다.
순박한 시골처녀, 깐깐한 간호사 등 수많은 캐릭터를 거치며 팔색조 연기변신을 선보인 전도연은 ‘하녀’에선 부잣집 가사도우미로, 최신작 ‘카운트다운’에선 숨 쉬는 것 외엔 모두 거짓말인 전대미문의 사기꾼으로 변신한다.
‘스크린 퀸’ 엄정화 역시 상반기와 하반기 180도 다른 캐릭터로 화려한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엄정화는 상반기 개봉한 영화 ‘마마’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들과 함께 살며 야쿠르트를 배달했던 억척 아줌마로 관객들의 소매를 촉촉이 적신 것과는 달리 하반기 개봉하는 ‘댄싱퀸’에선 가수를 꿈꾸는 평범한 주부이자 정치인의 아내로 변신, 왕년의 화려했던 가수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맡은 캐릭터에 따라 롤러코스터처럼 신분 상승과 하락,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배우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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