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성적인가 싶고, 얼떨떨하네요".
KIA 에이스 윤석민(25)이 생애첫 트리플 크라운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섰다. 윤석민은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 1사구 8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시즌 16승(5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2.46을 그대로 유지했고, 탈삼진을 171개로 더 늘렸다. 승률(0.762)까지 투수 4개 부문에서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경기 후 윤석민은 "이게 내 성적인가 싶고 얼떨떨하다"며 스스로도 시즌 막판 자신의 성적에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에이스답게 팀이 필요로 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팀이 1승이 급한 상황에서 연승을 이어가게돼 기분이 좋다. 타자들이 1회부터 5득점이나 뽑아줘서 편하게 던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초반에 점수를 얻지 않았다면 힘들었을지도 몰랐다. 타자들에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나 못내 아쉬운 표정도 지었다. 3회 3실점 때문이었다. 윤석민은 3타점 3루타를 허용한 오재필에 대해 "방심했다. 상대 타자에 대한 데이터가 별로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평균자책점을 2.46으로 유지해야 했는데 이날 9이닝 2실점으로 완투승한 2위 더스틴 니퍼트(두산·2.74)에 추격을 받게 됐다. 그는 "승리나 탈삼진은 여유가 있지만 후반기 2~3실점씩 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점 관리가 안 된다.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석민은 직구(34개)보다 슬라이더(40개)·서클체인지업(22개)·커브(4개) 등 변화구 비율을 더 많이 가져갔다. 하지만 직구구속은 최고 150km까지 나올 정도로 빠르고 힘이 있었다. 이에 대해 윤석민은 "시즌 막판이라 힘이 든 것도 있지만 스피드에는 변화가 없다. 상대 타자들에게 노림수를 주지 않기 위해서 변화구 비율을 더 높였다. 다음 경기부터는 직구를 많이 써야겠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남은 잔여 9경기에서 팀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앞으로 불펜으로도 나올 것 같은데 시즌 막바지이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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