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초 '600만 관중' 돌파의 의미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14 08: 19

올해로 정확히 30주년을 맞은 한국프로야구가 지난 198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경기수로는 532경기의 88%를 소화한 466경기 만이다.
추석 전날인 9월11일까지 총 관객 5,996,278명으로 600만 관객에 3,722명이 모자랐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는 13일 잠실, 문학, 대구, 대전 등 전국 4개구장에서 열린 4경기에 61,264명의 관객이 입장하여 올 시즌 누적관중이 총 6,057,542명을 기록했다.
대기록 달성 후 이진형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팀장은 OSEN과 전화통화에서 "600만 관객돌파를 할 수 있도록 이만큼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들과 야구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잊지 않고 올렸다.

무엇보다 30년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단일 시즌 관중 600만 돌파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프로야구, 한국 최고 프로스포츠가 되다
프로야구는 지난 1982년 전두환 정권 때 출범했다. 출범 동기는 순수하지 않았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국민들로부터 정치적인 관심을 흐 트러뜨리기 위해 프로야구를 활용했다. 당시 실업야구와 고교야구의 인기를 바탕으로 프로야구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특히 당시 정권은 영남과 호남의 지역적인 정서를 적극 활용해 지역간 라이벌 구도를 확실히 설정해 국민들의 관심을 더욱더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물론 야구 경기로 인한 지역 감정이 더 격해져 해태 버스 방화 사건 등이 일어났지만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 볼 때 프로야구가 발전해 나가는데 귀중한 성장통 역할을 했다는 의견도 있다.
2000년 이후에는 LG, 롯데, KIA 등 전통적인 라이벌 구단인 '엘롯기'의 동반 부진으로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여기에 2002년 한일월드컵도 열리며 프로야구 관중도 급감했다.
그러나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등 국제 대회에서 시작된 야구 열기가 프로야구에도 전해지며  역대 최초로 600만 관객을 돌파, 국내 최고의 관전스포츠로의 입지를 굳혔다.
사실 한국은 프로스포츠의 천국이자 지옥이다. 4500만 인구와 그리 넓지도 않은 땅덩어리지만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가 있다. 4계절 내내 4개 종목들이 돌아가며 쉬지 않고 서로의 팬이 되어달라고 설득시킨다. 이 가운데 프로야구가 최고의 자리에 서게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KBO-구단-선수-팬-미디어, 오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사실 야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크게 다섯 가지가 하나처럼 움직여 돌아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팬이다. 600만 관중 돌파의 주인공은 야구팬이다. 이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 KBO도 팬들에 감사하는 이유다.
그러나 팬들뿐 아니라 선수들의 노력과 책임도 필요하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웃고 운다. 선수들은 '나는 야구 선수다'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그라운드를 뛴다면 더 많은 관중들이 열광할 것이다. 이진형 KBO 홍보팀장도 "선수들이 최선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또 빠질 수 없는 것은 구단이다. 최근 들어 8개 구단은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기 위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경기장 편의 시설 확충과 다양한 이벤트와 마케팅으로 구단과 팬, 선수와 팬의 거리를 가깝게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다. SK 와이번스가 홈페이지 게시판 폐지와 김성근 감독의 해임 과정에서 팬들과 마찰이 있었다. 그러나 이 부분은 SK 구단뿐 아니라 타구단, 더불어 팬들까지도 함께 고심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KBO도 구단들과 함께 명확한 비전 제시와 업무 실행을 통해 현재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더 키워 나가야 한다. 9구단 NC 다이노스에 이어 10구단 창단이 비전 중 하나로 보면 된다. 더불어 야구장 시설 개선과 확충에도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하다. 모든 경기와 선수들의 일을 팬들에게 전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언론이 맡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선수, 구단, KBO의 소식을 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팬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시점이 됐다. 서로간의 소통을 위해서는 이해가 필요하다.
▲600만명을 넘어 663만명을 향해 뛴다
사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관중 동원에 몇 차례 위기가 있었다. 지난 7, 8월은 유난히 많은 비와 무더위로 프로야구 비수기라 불렸다. 분명히 흥행을 저해한 요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7월 68경기-평균 12,670명, 8월 91경기-평균 13,018명이 입장하여 2011년 전체평균 관객인 12,999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사실상 4강이결정된 9월에도 13일까지 36경기에 평균 12,529명을 기록하는 등 야구장을 향한 팬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작년 대비 관객 최고 증가율을 기록한 구단은 2009년에 이어 2년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KIA로 32%의 증가율을 기록하였으며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한 LG가 3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넥센과 한화 역시 각각 18%와 16%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구단 최초로 4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진형 KBO 홍보팀장은 "600만 관중 돌파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태로 간다면 65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 같다"면서 "올 시즌 KBO가 목표로 잡은 정규시즌 663만명 관중 돌파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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